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on Nov 30. 2020

콩콩, 넷플릭스의 발자국  

넷플릭스 시청에도 탄소 발자국이 남는다고?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모두의 베스트 프렌드로 등극한 넷플릭스. 퀸스 갬빗, 에놀라 홈즈부터 한국 드라마 스타트업까지, 저의 고민은 늘 '뭘 봐야 잘 봤다고 소문날까'였습니다. 그런데 앉아서(가 아니고 누워서) 손가락만 까딱거리는 넷플릭스 시청이라는 활동에도 탄소 발자국이 남는다는 사실, 아셨나요? 



탄소발자국이 뭐길래 

탄소 발자국.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인데 그게 대체 뭘까요? 


탄소 발자국이란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들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의미해요. 아래 그림을 보면 알기 쉽게 여러 그림으로 나타나 있는데요,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하면 자동차 꽁무니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그 사례가 되겠죠.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면 그로 인해 메탄가스가 발생하고, 집에서 전기를 쓰면 (집에 태양광 패널을 달아서 그걸로 전기 사용량을 충당하는 게 아닌 이상) 나의 에너지 수요로 인해 발전소 굴뚝에서 뭉게뭉게 온실가스가 나오고요. 

개인이 남기는 탄소 발자국 (이미지: takepart)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 집에서 바로 석탄을 태우는 게 아닌데도 탄소 발자국은 남는다는 겁니다. 슈퍼에 가서 과자를 한 봉지 사는 행위에서도, 그 과자의 내용물과 포장지를 만드는 데 드는 자재와 에너지, 그리고 슈퍼로 배달되는 교통수단까지 고려해야 한단 겁니다. 


그러니까 집 안에 고요히 앉아서 넷플릭스를 켜서 드라마를 보는 것에도 탄소 발자국이 따라오는 것이 이해가 되죠. 



동영상 스트리밍의 탄소 발자국 

집에 갇혀만 있는 코로나 시대에 영화와 드라마는 우리의 좋은 친구(라기보다 유일한 소일거리)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올 상반기에 1500만 명 이상의 신규 구독자를 맞았다고 하니, 성장세가 정말 엄청나죠. 넷플릭스뿐 아니라 유튜브만 하더라도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재미난 컨텐츠로 수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어요. 


이런 동영상 서비스는 대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여 재생합니다. 그리고 물론 에너지가 필요하고요. 탄소 발자국은 내 아이패드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닙니다. 데이터 센터로부터 네트워크 케이블이랑 라우터를 거쳐서 내 손바닥까지 오는 것이니까요. 정확히 얼만큼의 에너지가 소비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2019년에 나온 Shift Project의 결론에 따르면 30분 동안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것이 자동차로 4마일(6.4킬로미터)을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30분이면 본 것 같지도 않은 시간인데, 생각보다 너무 크지 않나요? @_@


탄소 발자국: 30분 넷플릭스 = 자동차 운전 4마일이라고? 


그런데 너무나 다행인 소식이 있습니다. 최근 Carbon Brief에 따르면, 이 수치는 무려 80배나 과대평가된 것이며 실제로 탄소 발자국은 그만큼 엄청나지 않다고 해요.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이 굉장히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비트/바이트 계산 에러로 인해 수치 자체가 높게 나왔기 때문이지요. 결론적으로 30분 넷플릭스 시청은 자동차 운전 100미터의 탄소 발자국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애초에 넷플릭스를 끊을 생각은 없었지만, 다행이다)



티끌이 모여서 태산이 될 수 있을까 

넷플릭스 시청의 탄소 발자국이 '쿵쿵'이 아니라 '콩콩'이라니 참 반가운 소식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동영상 스트리밍 활동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 추세라는 건 인지해야 할 듯해요.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을뿐더러, 재택근무가 늘고 다른 전염병의 가능성도 있는 한 '티끌 모아 태산'이 될 가능성도 있단 거죠. 


게다가 요즘은 예전에 비해 저개발국에도 디지털 기기가 많이 보급되어 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접근하고 있죠. 유튜브 스트리밍 총시간이 매일 수십억 시간이나 된다고 하니 말이에요. 또 머신 러닝, 블록체인,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며 데이터 센터와 네트워크 서비스의 수요는 폭증할 게 뻔합니다. 

컨텐츠의 소비뿐 아니라 생산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유튜브 (그래프: Pex)

그래도 참 다행인 점은, 전에 비해 디지털 기기나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2015년 비해 인터넷 트래픽이 3배나 되었지만 아직 전 세계 데이터 센터는 총 전력 사용량의 1%를 사용하는 데 그치고 있으니 말이에요. 디지털 기기도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아져서,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50인치 텔레비전에 비해 전력 사용량이 100배나 적다고 해요. 


또,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은 사용자인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많아질수록 스마트 기기 자체가 소비하는 전력만큼은 청정해질 수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로 발전을 해서 깨끗한 전력을 공급받으면, 몇 시간씩 영화를 봐도 배출되는 온실가스라고는 우리 입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밖에는 없으니까요. 



나의 탄소 발자국을 알기

넷플릭스는 큰 죄책감 없이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나의 선택에서 비롯되는 탄소 발자국을 알아두는 것은 중요합니다.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후변화 방지책이기 때문이지요. 고기를 먹고, 비행기를 타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뿐 아니라, 어떤 제품을 구매하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느냐도 한 번씩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겠죠. 

 

영국에서 보도된 적 있는 내용인데요, 이메일을 보내는 건 에너지 소비가 가장 적은 활동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불필요한 이메일을 하나씩만 덜 보내도 16,000톤의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주 사소한 활동이라도 한 명, 한 명의 노력은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답니다. 


*표지 이미지: Netflix.com

이전 06화 당장 죽고 사는 문제는아니라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