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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Aug 03. 2024

다시, 글 쓰러 갑니다

출간 후 3주가 지났습니다.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유난히 빠르게 지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간이 제 인생에 있어 엄청난 이벤트가 되리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마음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 것이 의아했습니다. 출간 기념회는 언제 하는지, 왜 안 하는지 물어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만, 마음이 동하지 않는 이유도 궁금했습니다. 분명 제게 있어 첫 경험이자 소중한 책, 귀한 결과물이 맞는데 말이지요.  


우선, 이 책은 저 혼자만 단꿈에 젖을 수는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 저만 말할 수 있는 전문서적, 시 소설 같은 창작물이 아니라 제가 몸담고 있는 교육자원봉사라는 영역, 함께 하는 봉사자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봉사자들의 입을 대신한 기록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서만 출간을 기념하고 파티를 할 수는 없겠더군요. 기념 파티는, 교육자원봉사의 길과 글 쓰는 길을 가장 많이 지지하고 응원해 준 남편과 둘이 오붓하게 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교육자원봉사에 대한 책을 내서 그 길을 향한 관심과 호응을 유도하고 싶었던 제 마음과 달리 현실에는 여전히 높은 벽이 있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교육자원봉사자로서의 소명 의식을 갖고 낸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저와 제 책은 '민 '의 영역이었습니다. 일부 공무원들 눈에는 개인이 자신의 책을 '관 '의 영역에 들여놓으려는 것으로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 경계가 모호했기에 저와 관 모두 적극적인 홍보에 주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씁쓸했지만 현실은 그랬습니다. 다행히 용인교육지원청 교육장님께서는 적극적 관심과 함께, 구체적인 협업 방법을 논의해 보자는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지만, 실무자들의 난감한 표정을 봐버린 저로서는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홍보는, 저와 같이 '민 '의 영역에 있는 24개 교육지원청 교육자원봉사센터의 센터장님들에게 직접 책을 선물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출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음 꿈, 다음 도전을 향한 열망으로 꿈틀대는 마음을 다독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단계로 넘어가 버린 저는, 출간된 책을 가슴에 꼭 안고 다시 글을 쓰고, 엮고 있습니다.  


출간하고 나니 더욱 한없이 부족해 보이는 제 책을 읽고 마음 나눠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귀한 글로 남겨주신 꿈꾸는 나비 작가님, 실배 작가님, 김준정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https://brunch.co.kr/@pylron/81 


각 지역 센터장님들을 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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