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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Dec 08. 2019

D-100 프로젝트 < D-21 >

< 리더란...>


살면서 큰 '조직'이라고 할만한 데를 들어가 본 적은 없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에 다녀본 적도 없고 여기저기 찔끔찔끔 기웃거려본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작은 조직, 체계랄 것이 없는 조직이었기 때문에 조직이 어때야 하는지, 리더십이 어때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 있는 더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된다.


크건 작건 상관있으랴... 내 생각이 뭐 그리 특별하겠는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조직, 리더십 관련한 서적, 글들에서 충분히 나왔던 말이겠으나 그래도 한번 정리해두고 싶었다. 현재 진행형으로 속해 있는 조직의 문제이기도 하고 내가 리더로 있는 조직을 위한 다짐이라고 해두련다.


리더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첫째,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한다.

그 조직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장이건, 협회장이건 전문지식을 갖고 있어야 조직을 따르는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믿고 따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치킨집을 하더라도 사장이 치킨을 튀길 수 있어야 한다. 주방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면서 조리장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변화하는 시장에 대해 지치지 않는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둘째, 소통!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건 소통이다.

조직원들과의 유기적이고 원활하며 지속적인 소통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듣고 있는 시늉만 해서는 안된다. 들은 것에 대해 성실한 피드백을 주어야 하고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넘어선 토론하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질문만 던져놓고 뒤돌아서도 안되고 정해진 답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더더욱 안된다.


셋째, 사람 귀한 줄 알아야 한다.

이것 역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조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처음엔 열정 페이라도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현실을 인식하고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못난 리더는 그들을 탓한다. '여태껏 누린 기회를 생각하라고!' 라면서 큰 시혜를 베풀었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열정만으로 감사해하며 일할 수는 없다는 것을 망각한다. 물론 그들을 대체할 수 있는 혹은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천지에 널렸겠지만 나와 함께 오래갈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치킨집을 하던 시절, 손님 한 명 오지 않고 파리만 날리는 날들이 있다. 그런 날에도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어김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은 일찍 들어가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손님이 넘쳐 일손이 부족한 날 조금 더 일해 달라고 붙들어 둘 수가 없다. 예금통장에 적금을 붓듯 사람과의 관계를 차곡차곡 적립해 놓다 보면 나중에 분명 찾아다 쓸 기회가 생긴다. 미리 적립해 놓은 관계 예금이 없다면, 관계도 조직도 끝이다. 둘 다 잡기 위한 방법은 지금의 손해를 크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충분한 관계가 정립된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더큰 보상과 만족을 전해주어야 한다. 그들이 있기에 조직이 건재함을 늘 감사히 여길줄 알아야 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이 속담을 볼 때마다 조직을 떠나간 수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중이 떠나면 그 절엔 영문 모르는 새로운 스님들로 채워진다. 그렇게 절은 크게 흥하지도 크게 망하지도 않으며 유지는 될 것이다.

왜 중들이 이 절을 떠나는지 모르는 주지스님 한분만 꼿꼿이 자리를 지키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절 마당을 거니시겠지...

그런 리더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해본다.

그런 리더를 만나지 않았으면... 하고 소망해본다.


고3 때 반장을 하면서 리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나 보다. 당시 다이어리에 쓰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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