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업 준비
병자호란 1,2 (한명기) 책을 읽으면서 시작한 한국사 파헤치기의 마지막 책은 <시민의 한국사 2>였습니다. 그동안 저는 책뿐만 아니라 영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역사를 다층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년에는 세계사를 가르쳐야 하는 것도 있고 1592년 임진왜란 이후로 외세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역사를 배웠던 시기를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그 당시에는 역사가 굉장히 재미없게 느껴졌는데 왜 그랬을까 반문해 봤어요. 우선 그 수업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별로였던 것 같고 수업을 통해 시험을 봤던 것이 단순 암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았어요. 역사가 단순암기였다는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고 봐요. 때로 수학에서 문제를 풀려면 구구단을 외워야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의 암기가 아니었어요. 어쩌면 숫자가 단어보다 더 좋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단순암기가 싫다면 이야기를 만들어서 저절로 암기가 될 수 있게 만들면 어떨까 생각을 했어요. 그러려면 역사를 깊이 있게 알 수 있어야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많은 책과 영상을 본 결과 여러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수업을 좀 더 흥미 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제 역사책 수업을 한 지 5개월이 지나가고 있는데 역사에 관심이 없어서 6개월 동안의 수업이 시작할 때부터 질렸다고 이야기했던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중간에 지치지 않고 지금까지 잘 따라와 주고 어느 정도 흥미를 보이는 부분이 생긴 것이 수업이 잘 진행됐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5개월 동안의 수업 중에 특히 병자호란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그 이후에 조선 시대 권력층이 어떤 변화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면서 결국 일제강점기를 맞이하게 됐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수업을 듣던 아이들의 반응도 한몫한 것 같아요. 일제강점기 전 주변 상황을 봤을 때 강대국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1592년 이후 조선을 개혁하려고 했던 여러 시도가 조금 더 지속가능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무조건 일제강점기가 되지도 않았을 수 있고 혹은 조금 더 늦게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여러 나라의 기싸움에 우리나라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고 느낍니다. 조선 시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적 사실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아이들이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뿌듯하더라고요. 역사적인 사실 그 자체를 암기하는 것에서 벗어나 현재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메타인지를 가질 수 있게 됐으니까요.
6월에는 마지막에 역사책 수업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질문이나 주제로 긴 글을 써보기로 했어요. 다들 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6월이 지나고 어떤 주제의 어떤 글을 썼는지에 대해 쓰고 기록하고 싶어요.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우리는 너무 잘 대답할 수 있잖아요. 이때 단순히 머리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동의할 수 있어야 자기만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어떤 글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조선 시대에서 현대까지를 수업하면서 아래는 읽고 본 콘텐츠입니다.
1636년 병자호란 전에 1592년 임진왜란이 있기 전부터 조선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이야기를 같이 담고 있어요. 덕분에 조선에서 일어난 전쟁을 이해하는데 많은 지식을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책 때문에 역사를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커져버렸다는 거예요. 일본의 에도시대가 궁금해졌고 그 주변을 둘러싼 국가들의 역사도 더 궁금해졌거든요.
1551년 오다 가문, 오다 노부나가부터 시작되는 사무라이의 시대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끝나는 에도시대의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1592년에 임진왜란으로 이어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도 다루고 있었어요. 덕분에 임진왜란을 겪은 조선의 관점의 '병자호란'책과 연결되면서 일본의 관점을 더해서 다양하게 전쟁을 이해가 가능합니다.
일제강점기가 되기 직전 러일전쟁이 1904년에 있는데 그 당시의 러시아 상황을 볼 수 있었어요. 일본의 상황은 물론 다른 책에서 알아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러시아 역사를 조금 알고 싶었어요. 지금까지는 러시아 역사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적었거든요.
자연스럽게 광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제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어서 봤습니다. 일본이 미국을 공격할 수밖에 없었던 경제적인 이유와 그 당시 메이지 유신을 통한 변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이 핵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알 수 있었어요.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던 지식이 영상을 통해 여러 가지 형태로 머릿속에 기억될 수 있게 시각자료가 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시민의 한국사 2>는 근현대사를 자세하게 기술해 놓은 책입니다. 단순히 권력의 변천사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 정치, 생활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시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살지도 않았던 시대에 있었던 일을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혹시 한국사가 궁금하신 분에게 꼭 추천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