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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Aug 21. 2023

다양한 표정의 집

<집을, 순례하다>를 읽고

 책에 나온 많은 집은 외국에 있는 곳이면서 교외 한적한 위치에 있었어요. 만약 내가 집을 짓더라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되는 평면도는 빼고 도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설계가 있는지에 따라 눈길이 가더라고요. 원래 좋아하는 풍경에 있는 집을 실제로 접하니 자연스럽게 세컨드하우스를 가지고 싶네요. 집마다 마음을 사로잡았던 부분은 따로 빼서 적어볼게요.


마리오 보타 | 리고르네토의 집


 한국 도심지에 있는 직사각형의 필지에 지을 수 있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과감하게 폐쇄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신선했어요. 아무래도 채광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생각보다 어둡지 않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음각으로 설계하는 형태가 제가 사람을 보는 방식과 비슷해서 끌렸던 것 같아요.


남양성모성지, 마리오 보타 설계

 옆은 남양성모성지에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건축물입니다. 아직 가보진 못했는데 가고 싶은 곳이 됐네요. 남양성모성지에 페터 춤토르 건축가의 건물도 짓고 있는데 궁금해지는 곳입니다.

 마리오 보타의 건물은 표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내면은 가득 차 있어서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사람 같았어요.










알바 알토 | 코에타로

 침엽수의 숲이 배경이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태어난 곳이 침엽수가 가득했던 곳이었거든요. 어렸을 때 침엽수와 함께 생활했던 기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어서 나무로 둘러싸이면서 평원이 펼쳐지는 곳을 가장 좋아합니다. 바로 이 집이 가지고 있는 호수가 있으면서 숲이 있는 건물의 위치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여러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콘셉트도 좋았어요.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열려있는 표정을 지닌 건축물 같아요.


루이스 칸 | 에시에릭 하우스

 창문의 크기와 형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집은 창이 돋보이는 집이더라고요. 그뿐만 아니라 계단의 난간을 보니 장인적인 정교함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에 더해 아름답기까지 했어요. 요즘 목공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조금씩 하고 있는데 이상향만 높아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네요. 마지막으로 현관홀에서 세탁실을 통과해 부엌으로 통하는 동선을 설계에 반영한 부분도 효율을 좋아하는 저에게 인상적이었어요.


르 코르뷔지에 | 어머니의 집

 역시나 여기서도 창의 모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로로 길게 난 창이 가져다주는 상쾌함이 반가웠어요. 아주 작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의 디자인 디테일이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반짝이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작은 집인데 반짝 반짝이는 여러 보석을 찾는 마음으로 볼 수 있고 살면서도 매일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표정을 가진 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에릭 군나르 아스플룬드 |  여름의 집

 스웨덴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익숙한 집 모양 자체에 대한 향수가 있었나 봐요. 예전부터 봤던 사람의 모습 같아요. 편안함을 주는 무언가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더라고요.

 앞으로 어떤 표정을 지닌 집을 좋아하게 될지 계속 떠오를지 궁금해집니다.


고대 그리스의 건축 원리에는 "건물에는 정면으로부터 접근하지 말고 비스듬히 접근하다."는 항목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파르테논이나 에렉테이온 신전도 접근이 모두 이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p.8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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