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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재선 Jan 26. 2020

그대라는 구간(區間)

거절당한 노랫말은 시가 되고...


그대와 나를 생각하면

그저 피식 웃을 수 있지만


그대와 나, 그 사이를 생각하면

여전히 삶을 온통 뒤흔드는

이상기온을 맞닥뜨린 느낌이 듭니다.


그대와 내 사이의 안개는

깨끗하게 걷힌 적 없었기에

더듬더듬 손을 잡아야 했지요.


모든 계절과 모든 밤공기엔

그대를 기다리던 설렘이 배어있습니다.


꽃을 보듯 나를 보던 눈빛도 있었지요

내게 달려오다 눈길에 넘어지기도 했었지요

첫 눈맞춤의 이야기는 질리지도 않았지요  


그대라는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수많은 감정들을 생각합니다.


더는 그대를 미워하려 애쓰지 않을 겁니다.

더는 내 가벼움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겁니다.


그댄 신이 내게 건넨 지도에서

거쳐야 할 '한 구간'이었음을

이제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대의 무례한 작별에도

 영원히 그대에게 친절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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