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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고 Jun 27. 2020

북한산 만경대 일출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5화 북한산ㅡ3

만가지 풍경,즉 삼라만상 온세상을 두루 다 볼 수 있는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만경대(萬景臺).

만경대는 백운대,인수봉과 더불어 삼각산이라 부르는 한 봉우리로 백운대와 마주하고 있다.

백운대의 관문인 위문에서 성곽을 따라 북쪽으로 400m를 오르면 백운대,반대로 남쪽방향으로 300m를 오르면 만경대다.

그 만경대는 백운대와 더불어 북한산에서 가장 유명한 일출 포인트중 한 곳이다.

그러나 사실 만경대 일출이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일출시간에  비추는 햇살을 받아서 붉은 빛을 띠는 매끈한 자태의 미암(美岩) 인수봉을 담을 수 있어서이다.

거기에 운해가 깔리는 날이면 최상의 조건인 것이다.

그런데 만경대는 등산이 제한되어 있다.

병풍바위와 용암봉으로 이어지는 암봉길이 워낙 위험하기때문에 적절한 장비를 갖춘 사람만 오를 수 있다.

그래서 위문에서 만경대 정상까지만 올라서 잠깐 일출을 담고 다시 백운대를 오를 계획으로 새벽에 집을 나섰다.



일출 산행을 할때마다 늦기 일쑤인데 오늘은 모처럼 시간을 잘 맞췄다.

덕분에 만경대 정상에서 제대로 된 일출을 맞는다.

뿐만아니라 서울의 광활한 야경과 해 뜨기 직전의 황홀한 여명까지 즐기는 호사를 누린다.

사실 그 황홀한 색감으로만 본다면 일출 장면보다 일출 직전의 여명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오늘 그 황홀한 여명의 진수를 본다.

구름 한 점 없는 광활한 서울하늘이 빨,주,노,파 순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은 마치 천상의 색이라도 된듯 활홀했다.

색의 경계가 어떻게 저리 자연스럽게 연결 될 수 있을까?...자연 현상은 역시 위대했다.


그 황홀한 여명을 뚫고 서서히 솟아오르던 붉은 햇살이 눈 깜짝할 사이 천만시민이 사는 서울을 가로질러 매끈한 인수봉에  닿는 순간 그 경이로움에 숨이 막힐듯 했다.

왜 만경대가 일출 명소인지를 말해주는 장면이다.



여명을 깨뜨리며  솟아오르는 일출 장면을 담아 보겠다고 부질없는 셔터를 눌러대는 사이 힘차게 솟아오른 해는 어느새 온세상을 물들였던 붉음을 걷어내고 모든 만물을 제 모습,제 색깔로 부지런히 돌려놓고 있다.



그리고 이제 해는 세상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다 비추고도 남을 높이로 떠올랐다.

언제나 일출의 시간은 순간이다.

더군다나 카메라를 들고 설치노라면 더욱 그렇다.

마음은 바쁘고 그 가슴벅찬 광경을 제대로 담을 실력은 부족하고...그렇게 허둥대다보면 또 마음에 들지않은 사진들만 쌓이고 만다.

사실 일출산행을 할때마다 운무가 쫙~ 깔려주기를 바라지만 언제나 기상조건이라는게 내 맘 같지가 않다.

오늘도 쨍 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운치있는 운무가 깔리지도 않은 덤덤한 풍경이다.

하긴 아예 일출을 보지도 못한 흐릿한 날들도 많은데 이정도라도 볼 수 있었다는것도 어쩌면 행운이었는지도 모른다.



만경대에서 본 백운대와 인수봉

건너편 쌍벽을 이루는 백운대와 인수봉의 웅장한 모습도 본 모습을 찾았다.

백운대는 줄곧 오르는 봉우리라서 본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만경대에 올라서야 비로소 그 웅장한 바위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백운대의 웅장한 모습 때문에 별도로 보면 웅장했던 인수봉이 조금은 왜소해 보이는 장면이기도 하다.



다시 백운대와 인수봉을 파노라마로 한 장면에 담아본다.

남성스러운 웅장하고 거친 모습을 한 백운대와 여성스러운 매끈함을 자랑하는 인수봉이 연인처럼 다정하게 자리잡고,멀리 도봉산 오봉과 자운봉,선인봉,신선대가 여백을 채워주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한 폭의 산수화다.



그리고 다시 남쪽으로 고개를 돌려 만경대 앞쪽을 본다.

해는 어느새 중천에 떳고 하늘은 붉은 빛에서 푸른 빛으로 바뀌어 있다.

기암괴석이 병풍을 이루고 있는 병풍바위와 마치 작은 인수봉 같은 매끈한 용암봉이 줄지어 서 있고,북한산의 주능선을 따라 축조된 북한산성의 위용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백운대에서는 볼 수 없는 또다른 풍경들이다.



용암봉과 병풍바위

이름처럼 만가지 풍경을 볼 수 있다는 만경대라는 봉우리 이름은 전국 유명산에 많이 산재해 있다.

그중에 북한산의 만경대는 높이가 799.5m로 백운대(836m),인수봉(810m)에 이어 북한산에서 세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그러나 두 봉우리에 비해서 봉우리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는건 사실이지만 조망은 두 봉우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조선 초 무학대사가 태조의 명을 받고 이 봉우리에 올라서 조선의 도읍터를 바라보았다고 해서 국망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서울 시내 조망은 두 봉우리보다 뛰어나다.



특히 만경대에서 보는 인수봉은 일품이다.

다른 포인트에서 보는 것처럼 일그러져 보이거나,왜소해 보이지 않고 사실에 가까운 모습이면서도

가장 매끄러운 자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허리를 감돌듯 흐르는 도봉산의 아름다운 능선들이 인수봉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백운대와 염초봉,원효봉까지의 웅장한 암봉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용암봉과 북한산성 너머로 넘실대는 산그리메를 연출하는 이 풍경도 좋았다.

백운대에서의 조망이 장쾌한 조망이 주를 이룬다면,만경대의 조망은 좀 더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조망을 보여준다.

뿐만아니라 끝없이 펼쳐진 대한민국의 심장, 수도 서울을 한 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조망은 덤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건 일반등산객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안전시설을 보강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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