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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바름 Nov 12. 2023

우리나라는 직업에 귀천이 있는 나라야

어떤 직업이 귀한 직업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직업에 귀천이 있는 나라야."

나와 비슷한 연령대 동료들과 자녀 이야기를 하던 중 한 명이 갑자기 던진 말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대충은 알 것 같아서 그랬지만 물어볼 걸 그랬다.

직업에 귀하고 천한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지금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인 연예인은 조선시대에는 광대라고 하여 천하게 생각했다. 자녀를 의사로 만들기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준비반 학원을 보낼 정도로 인기 있는 직업 의사는 어떤가. 마찬가지로 조선시대에는 중인이라고 불리며 한낱 기술직으로 과거시험에서도 잡과로 분류된 직업이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 인식이 많이 바뀌지 않았냐 라는 나의 물음에 동료는 그래도 귀천이 있다고 말했다.

나는 동료에게 최근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내가 다니는 네일숍은 20대 젊은 사장님이 예약제로 운영하는 1인샵이다. 손이 빠르고 실력이 좋다. 직장과도 가까워서 자주 간다. 점심시간을 이용하기도 했는데 최근엔 저녁 예약만 가능했다. 네일숍 사장님에게 요즘 낮에는 일 안 하냐고 물었더니, 낮 시간에는 강의를 나간다고 했다. 경력이 어느 정도 되니 네일을 배우려는 입문자를 대상으로 수업을 한다고 했다.


- 와~ 대단하네요. 역시 전문적인 기술이 있으니 강의도 하시고. 잘 되셨어요.

- 네~ 페이도 생각보다 많이 받고 좋아요.

- 나 같은 직장인들은 하루 종일 회사에서 내 시간 팔아서 돈 버는 것 같은데, 자기 시간 자유롭게 활용하시는 게 부러워요.

- 저도 과거에 직장 생활했었는데요. 하루에 9시간씩 일했어요. 시간으로 따져봤더니 한 시간에 만원을 벌었더라고요. 지금은 두 시간  일하면 그 돈을 버는데 말이죠. 다시 직장 생활하라고 하면 못할 거 같아요.


네일숍 사장님과 나누었던 대화를 동료에게 했다. 지금은 꼭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는 것만이 정답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이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돈 많이 버는 일을 가장 좋은 직업으로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직도 어른들은 사무실에서 일하며 대기업 같은 번듯한 직장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누구네 자식은 어디 다닌다더라, 라며 부러워한다.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기 위해 공부만 죽도록 열심히 하고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명예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사법고시, 행정고시 합격을 집안의 영광으로 생각했고 공무원을 최고의 배우자로 여겼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은 더 이상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호하지 않는다.

시대에 따라 추구하는 삶이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바뀐다.

우리나라는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그 동료는 귀한 직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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