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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위암, 원인과 예방

by 이타카

췌장에 혹이 났다고 하자, 아내가 검사를 받는 김에 모든 암 검사를 받자고 했다. 신경은 온통 췌장에만 가 있어, 내시경 검사는 괜히 한다고 생각했지만 암 간병하느라 고생 한 아내 말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기로 했다.


대장 쪽은 깨끗하다고 했다. 20센티미터나 잘라 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었다. 그러나 위장은 조직검사를 하는 중이니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가슴이 쿵했다. 외삼촌은 간암으로 시작해서 폐암, 위암으로 전이 되셨다. 나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DNA가 어느 정도 닮아 있으니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을 수도.


위암을 아니지만, 위축성 위염이라고 했다. 안심하려는 순간 위암의 위험이 있으니 1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을 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소견이 훅 들어왔다. 움찔했다. 어떻게 하면 위암 위험을 줄일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언제나 그랬듯 의사 선생님은 바빴고 답을 짧았다. 짜고 매운 것을 조심하라는 말이 끝이었다. 이러니 환자가 인터넷 정보에 매이는 거겠지.


우리나라 위암 생존율은 68.9%로, 미국 (33.1%)나 영국(20%) 보다 꽤나 높았다. 아무래도 조기진단과 치료 덕인 듯 싶다.


WCRF(World Cancer Research Fun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위암 세계 1위다. 세계 2위는 몽고, 3위는 일본, 4위는 중국. 우리나라와 붙어있거나 연관되어 있는 나라가 1,2,3,4위. 도대체 이들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들고 싶지만 그건 전문가의 영역이다. 그렇다고 해도, 궁금증을 풀고 싶었다.

출처 : Stomach cancer statistics | World Cancer Research Fund (wcrf.org)


WHO에 따르면 위암을 유발하는 물질 중, 충분한 증거가 있는 물질. 그러니까 위암에 확실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은 헬리코박터균, 담배, 고무 생산업, X선, 감마선이다. 담배는 폐에만 위험한 줄 알았는데, 위에도 심각한 문제를 끼치고 있었다.


그다음으로 관련성이 높은 물질은 가공육(스팸, 소시지, 햄 등), 절인 채소(아시아 스타일), 소금에 절인 생선(중국식), 질산염 또는 아질산염, 납 화합물, 석면, 엡스테인 바이러스다.


출처 : WHO-IARC List of Classifications by cancer site

가공육은 이해가 되겠는데 절인 채소, 그것도 아시아 스타일이라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궁금하여 좀 더 깊이 있는 자료를 찾아보았다. WHO에 따르면 절인 채소는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의 절인 채소가 대상이었다. WHO-IARC(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자료에는 일본과 중국의 연구결과가 많았는데, 암 유발물질 2A 군인 N-Nitrosodimethylamine 같은 물질이 함유된 절인 채소 식품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절인 채소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절인 채소를 먹는 국가란 것 이외엔 구체적인 자료가 없었다. 이는 연구가 1980년대에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김치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요즘이라면 김치에 대한 정밀한 연구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아쉬웠다.


다음은 절인 생선이다. 중국식이라고 했으나, 제조과정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소금에 숙성시키거나, 건염, 절임 등의 방법으로 가공한 생선을 의미한다. 이 역시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 많이 섭취하는 식품이다. 암 유발 물질 2A 군인 N-Nitorsodimethylamine, 2B 군인 N-nitorsopyrrolidine, N-Nitorsopiperidine 등의 물질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절인 생선이 있다고 한다. 중국 절인 생선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절인 생선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이 부분에도 우리나라 연구진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가 위암 세계 1위인 국가라는데, 관련 연구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거라고 본다.


WCRF의 자료는 WHO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는 WCRF자료가 식품 쪽에 보다 비중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WCRF에 따르면 알코올음료, 소금으로 염장한 식품, 비만이 위암에 관련이 있고. 가공육이나 훈제한 고기와 생선은 위암에 대해 다소간의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외에 흡연, 감염, 화학물질에의 노출이 관련되어 있다.


출처 : Stomach cancer | World Cancer Research Fund International (wcrf.org)

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에 따르면 위암은 가족력의 영향 보다는 헬리코박터균이나 흡연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위축성위험, 장상피화생이 '전암 변화(Precancerous change)'라고 하는데, 위장장애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암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WHO와 WCRF의 자료를 종합해 볼 때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을 줄이며,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을 우선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그다음으로 가공육이나 염장식품을 줄여 나가는 수순일 수 있겠다.


담배를 피워대면서 술을 마시고, 결혼 이후 계속 비만 상태에 가공육이나 염장식품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위암 위험성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현재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으며, 가공육은 거의 입에 대고 있지 않다. 간혹 염장식품을 먹고는 있는데, 우리나라 염장식품에 대한 연구를 찾지 못해 불안함이 있다. 여하튼 우리나라가 위암 세계 1위라고 하니, WHO와 WCRF 자료를 참고하여 식생활에 조심할 생각이다. 내가 좋아하는 감귤류가 위암(Cardia '위의 분문부와 식도 사이의 개구부' Stomach Cancer)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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