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생각도, 꽃도.
독일에도 여름이 찾아왔다.
지난주부터 슬금슬금 더워지더니 오늘은 낮 기온이 31도가 넘는다.
지난 주말은 친구의 가족과 함께 뮌헨에 다녀왔는데 주말 동안 정원을 가꾸지 않았더니 벌써 잔디가 성큼 자라 있었다. 친구 아버지는 오늘내일은 너무 더워 잔디를 깎기 좋은 날이 아니고 더위가 조금 누그러지면 잔디깎이 기계를 내놔야겠다고 말한다. 아마 그동안 잔디는 한 바닥은 더 자랄 것 같다. 그렇지만 모든 일엔 좋은 때가 있다. 급하다고 지금 잔디를 자르면 아마 잔디들이 모두 상해버릴지도 모른다.
정원의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내가 이 곳에 처음 왔을 때는 벚꽃이 활짝 폈는데 어느새 벚꽃도 지고, 반짝 피었던 라일락도 다 져 버렸다. 꽃은 이제 다 졌나 보다, 했는데 못 보던 꽃들이 활짝 폈다. 계절이 바뀌니 정원의 풍경도 바뀌었다.
체리도 벌써 맺혔다. 금세 빨갛게 변한 체리는 새들이 먹어버리기 전에 따야 한다. 하지만 우리보다는 새가 조금 더 빠르다.
꽃이 진다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 다른 아름다운 꽃이 필테고, 열매가 맺힐 테니.
아. 나 독일의 정원을 정말 사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