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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kim Jun 11. 2017

독일에서 수영이란

여름이 오면서 나의 독일인 친구 가족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나의 수영 실력. 




나는 많은 나의 한국인 친구들처럼 수영을 하지 못한다. 어릴 적 수영장에 다닌 기억이 있어 당연히 수영을 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 태국 여행에서 물에 빠진 이후로 내가 수영을 못한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작년에 태국에 나의 독일인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갔었다. 꽤 깊고 큰 워터 파크에 다녀왔는데 친구는 당연히 내가 수영을 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고 물에 먼저 들어갔고 나는 이후에 들어가 물에 빠졌다. 정말 예상치 못하게 허우적댔고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한 찰나 친구가 나를 물에서 구해주었다. 능숙하게 나를 뒤에서 잡아 내가 숨을 쉴 수 있도록 물 위로 끌어올려주었다. 친구도 나도 엄청나게 충격을 받은 사건이었다. 


그리고 독일에서 수영장을 갈 기회가 많았다. 집 근처에 수영장도 많았고 여름에는 야외 수영장도 개방하여 걸어갈 수 있는 곳도 많아졌다. 친구 부모님은 내가 수영을 하지 못한다는 걸 처음 말했을 때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거지? 너는 학교에서 수영을 배우지 않았니?'라고 되물었다. 그리고 내가 정말 수영을 하지 못한다는걸 몸소 보여주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내가 수영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계신다. 


독일에 있는 야외 수영장


집 근처에 야외수영장. 여기는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내가 어릴 적 한국에서 배워온 수영은 뭐였을까,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수영은 자전거 타기 같아서 한번 배우면 잊어버리지 않는다던데, 그러면 나는 왜 수영을 하지 못하는 거지?




지금 내가 내린 결론은, 한국에서 배웠던 수영법은 생존이나 물을 즐기기에는 너무 어려운 수영법이라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호텔 풀장에서 수영을 할 때 보이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어푸어푸하며 물을 엄청나게 튀긴다. 그리고 작년 태국에 있는 호텔 풀장에서 보았던 중국인도 그렇게 수영을 했다. 어푸어푸. 허우적허우적. 엄청난 물을 튀기며. 


그런데 유럽 사람들이 수영하는 걸 보면 엄청 여유롭고 또 한편으로는 우아하기까지 하다. 머리를 물 위로 빼고 자연스럽게 수영한다. 물도 한 방울 튀기지 않고. 캄보디아 호수에서 수영하던 아이들도 그렇게 수영했다. 다리는 개구리가 수영하듯이. 


이 수영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더니 생존수영이라고 한다. 내가 배운 수영은 자유영, 평영 같은 좀 더 어렵고 고급 기술이 필요하다. 에너지도 훨씬 많이 소모되어 오래 물 위에 떠 있기 힘들다. 


https://youtu.be/7QtWixalljw


그렇지만 개구리헤엄 자세는 에너지 소모도 덜하고 한번 배워두면 물 위에 오래 떠 있을 수도 있다. 내 친구는 학창 시절에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수영을 배웠다고 한다. 물에서 오래 머물기, 잠수, 인명구조까지 훈련했다. 그래서 나를 구해줬을 때 그 능숙함이 발휘되었다. 




오늘도 친구 부모님은 내게 수영 특훈을 하겠다고 한다. 내가 독일을 떠나기 전까지 수영을 꼭 배우고 가는 게 친구 부모님의 목표인 것 같기도 하다. 수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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