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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kim Jan 19. 2019

독일에서 나의 집은 어디 있을까

유학 준비 - 집 구하기

막상 학교는 붙었는데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로 여러 달의 시간이 흘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던 거라. 홍수같이 쏟아지는 인터넷 정보들을 정리하고 다듬기엔 내가 너무 안일하고 게을렀다. 비자, 계좌, 보험, 거주지 등록.. 이 모든 것들이 뒤죽박죽 머릿속을 맴돌면서 도대체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미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는 무엇보다 내게 '집을 구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또 다른 친구는 집은 독일에 가서 직접 보고 정하라고 말했다. 아..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 거지. 결국 나는 고민만 하다가 어리석게도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만 거다.


사전조사만 몇 달째 하다 내린 결론은, 이러나저러나 집을 먼저 구해야 만사 편해진다는 것이다. 비자는 거주지 등록을 마쳐야 신청할 수 있고 거주지 등록은 집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아이고.. 때는 늦었다. 난 아직도 집을 구하지 못했다.


1. 유학 비자에 필요한 서류

- 신청서

- 여권

- 독일 보험

- 여권 사진

- 입학증명서

- 재정 관련 증명서

- 거주지 등록증

- certificates of education

-proof of sufficient German/ or English language skills


2. 보험은 공보험을 추천하나 사보험보다 가격이 비싸다. 독일에 가서 신청해도 된다.

3. sperrkonto(재정 관련 증명 위해)는 독일에서 도이치방크를 많이 이용하지만 인터넷에 찾아보니 Fintiba, X-patrio 등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는 곳도 생겼다.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이다.


집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1. 학교 기숙사 2. 사설기숙사 3. 공동주거(WG) 4. 원룸이나 집을 구하기 방법 정도가 있다. 나는 1번, 2번, 3번 중 하나만 돼도 좋겠다 싶었다.

학교 기숙사는 12월 초에 지원했지만 보통 3-6개월, 길면 1년까지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대기자 명단을 만들어서 기숙사에 사람이 빠지면 그때마다 대기자에게 연락이 가는 시스템 같았다. 설마 했는데 지금까지 답변이 없는 것 보니 정말로 기다려야 하나보다. 사설기숙사엔 1월이 되어서야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았다. 결국 내게 남은 선택지는 공동주거였다.


애초에 내가 일 순위로 생각했던 집이 공동주거(WG)였다. 원래는 나의 강아지들을 함께 데리고 유학생활을 하려 했기 때문에 기숙사에 들어갈 수 없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WG를 더 열심히 찾아본 건데, 독일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WG-gesucht 사이트를 이용했다. (이 사이트에 대해서는 네이버에 치면 이미 많은 정보가 나온다. 참고하시길.) 네이버 후기를 보면 외국인으로서 WG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후덜덜 겁을 주는 글들이 많은데, 자신의 지원 메일이 100개씩 무시당했다는 후기 등을 읽어보면서 과연 나도 방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 불안, 초조함에 휩싸였다.


내가 쓴 방법은 나의 독일인 친구 S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거였다. S가 나 대신 독일어로 지원 문자를 보내주었고 실제로 난 지금까지 세 군데에서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S가 문자를 먼저 보내고, 그쪽에서 관심을 보이면 S가 내게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었는데 첫 번째로 연락이 닿은 곳은 나의 어설픈 대처로 아쉽게 놓쳐버렸다. 


내 소개를 했고,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었다. 혹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할까 싶어 페이스북 아이디도 공개했다. 답변은 긍정적이었다. 우린 스카이프 통화 약속시간을 잡았다.

첫 번째 WG 연락이 닿았을 때. 이때까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새벽 한 시, 그쪽 시간으론 오후 5시에 만나기로 하고 나는 비몽사몽간에 스카이프를 기다렸다. 그런데 약속시간 20분 전, 교통체증 때문에 늦을 것 같아 약속을 다른 날로 미뤄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다시 날짜를 잡았는데, 그냥 시간을 미뤄 기다려서라도 그날 스카이프 통화를 했어야 했다.. 왜냐면 다시 날짜를 조정한 그날 이후 그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사이 룸메이트를 구했을지도 모르고, 내가 제시한 약속 시간이 까다롭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행히 S가 다시 소개해준 곳 중 두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원한 곳은 거절을 표시한 한 군데를 제외하고 모두 답장이 없었다) 그리고 한 사람과 스카이프 통화를 할 예정인데, 끝날 때까지 안도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살 수 있는 집은 어디 있는 거지. 나에게 행운을 빈다.



덧,

학교에 하소연도 했다. 도대체가 집을 구할 수가 없다. 외국인으로 집을 구하기 넘 어렵다.

연락했더니 친절하게도 학교 게스트하우스를 안내해 주었다. 가격도 그닥 비싸진 않았지만 1달밖에 지낼 수 없고, 심지어 내가 가는 2월은 방이 없다. 하지만 학교에 문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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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2 수정 내용


오늘 학교에 가서 드디어 비자와 거주지 등록 간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은 미국, 영국의 개념처럼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독일에서 단기 (3개월) 유학비자를 받는 게 아니라면 거주지 등록증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비자를 받는 게 아니라 독일 측에서 '너 여기서 거주하며 얼마 동안 공부해도 돼~' 이런 의미의 거주지 등록카드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 여권을 가지고 있다면 유럽 내 3개월 동안 무비자 체류 가능하기 때문에 거주지 등록만 와서 하면 된다는 거~~ 거주지 등록하기 위해선 위에 [유학 비자]라고 적은 것과 같은 서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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