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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자가 이기는 것?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02 - 터키 쉬린제

by 류광민

관광지 주차장은 비싸다!

아쉬운 이즈미르를 떠나 에페소스와 쉬린제를 찾아 떠난다. 오늘은 쉴츠크에서 쉬린제를 먼저 방문하고 오후에 에페소스를 다녀오는 일정이다. 쉬린제가 산 속이라서 밤에 춥기 때문에 정박하기 어렵다. 그래서 쉬린제를 먼저 가고 덜 추워서 정박이 가능한 에페소스를 뒤로 미룬 것이다. 만약에 날씨가 따뜻하면 반대로 하면 더 좋겠지만 아쉽다.

쉴츠크에서 구불구불 산길을 가니 쉬린제 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입구에서 한 주민이 차를 저 쪽으로 대라는 신호를 한다. 주차장 요금이 20리라나 한다. 다른 작은 도시에 비해 조금 비싼 편. 점심때가 되어서 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주차장으로 중국 관광객을 태운 버스도 들어오고 한국 관광객을 태운 버스도 들어온다. 참 대단한 일이다. 이 산속까지 중국과 한국 관광객이 휩쓸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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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린제 가는 산길과 마을 풍경. 겨울이라 조금 한산한 분위기이다.

궁금했던 쉬린제

주차장에서 쉬린제 마을로 접어드니 쉬린제에서 제일 유명한 아르테미스 식당 마당이 나온다. 사진에서 보던 대로 건물 분위기가 나름 괜찮다. 다시 돌아올 거니까 발걸음을 마을 안쪽으로 향한다. 관광객들이 별로 없어서인지 모르겠는데 마을길을 둘러보는데 지금까지 다녀본 작은 마을들보다 큰 감흥이 오지 않는다. 노예생활을 하던 그리스인들이 이주하면서 만들어진 마을이어서 터키 속에 그리스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많은 관광정보지에서 아주 매력적인 꼭 방문해야 할 마을로 선전해서 정말로 어떠한 분위기의 마을일까가 궁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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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식당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를 다녀와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왜, 이 마을이 터키 속의 그리스라는 것인지 느낌이 오지 않는다. 그냥 마을 주민이 그리스인이어서 아니면 다른 터키 마을과 조금 다른 면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 솔직하게 말해서 쉬린제 마을에서 터키 속의 그리스 마을이 가지는 매력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커다란 원통에 뜨겁게 데워진 모래 속에 작은 철주 전자를 넣어서 커피를 끓여 마시는 골목 카페가 나름 이색적이다. 이스탄불이나 이즈미르에서도 보지 못했고 그리스에서도 보지 못했던 커피 제조방법이다.

다시 아톰이 있는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까 지나온 아르테미스 식당이 관광객들로 붐빈다. 식당 건물은 박물관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식당 마당에서는 여직원이 추위에 떨며 관광객에게 대접할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나름 이색적인 분위기여서 나는 아내에게 커피 한잔 하자고 제안해본다. 그러나 아내는 왜 추위에 떨면서 커피를 마시느냐고 나의 제안을 거부한다. 이럴 땐 아내가 미워진다. 그렇다고 커피 한잔 가지고 다툴 수도 없고.

그냥 가자.. 오늘도 아내가 이겼다. 지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위안해 본다. 그리고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기대가 크면 만족도는 떨어진다. 쉬린제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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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끌었던 이색적인 커피 제조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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