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24 - 불가리아 Koprivshtitsa
어젯밤 길가 주차공간에서 하루 밤을 편안하게 보낸 아침에 Villa 마트에서 선물용으로 양주 한 병과 닭다리 2개를 2.75 Lev라는 경이로운 가격으로 구입한 후 다음 목적지인 Koprivshtitsa로 향한다.
Koprivshtitsa로 가기 위해서는 불가리아 가운데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고 있는 산맥 중간에 있는 Central Balkan 국립공원 지역을 넘어가야 한다.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어느 순간에 눈이 녹지 않은 도로가 나온다. 주변에는 아직도 운영 중인 스키장도 있다. 이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의 높이가 2376m라고 한다. 한라산의 백록담보다 높으니 꽤 높은 산임을 알 수 있다.
우리 캠핑카 아톰이 힘들게 올라가고 있는 데 많은 차들이 정차해 있는 지점이 나타난다. 아톰도 조금 쉬어가야 한다. 이곳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Belkemeto Pass와 자유의 문으로 가는 분기점이다. 태백산맥의 대관령 정도의 분위기가 나는 지점이다.
우리보다 10여 살은 젊어 보이는 남자분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디에서 왔어요?”
“한국에서 왔어요.”
“당신은 행운아예요.”
“왜요?”
“이 길은 눈이 내리면 폐쇄되는데 3일 전에 개통이 되었어요.”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었다. 정말로 3일 전에 왔었다면 한참을 돌아가거나 여행 루트를 아예 변경해야 할 뻔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러네요. 당신은 이곳에 휴가를 보내기 위해 왔나요?”
“네, 아이들과 스노보드를 타기 위해 왔어요.”
우리는 서로 즐겁고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헤어졌다.
아톰을 데리고 천천히 내려가기로 한다. 정말로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
기름이 거의 떨어지고 있다. 다행히도 산을 내려오니 주유소가 나타났다. 그런데 주유소에서 카드 결제가 안된다. 어제 현금을 찾아 놓지 않았으면 큰일이 날 뻔했다.
그런데 또 다시 산길을 올라가기 시작한다. 어제부터 산 길을 다니다 보니 길가에 정말로 약수터가 많이 보인다. 약수터 한 곳에서 점심을 한다. 아침에 사 온 따뜻하고 큼직한 닭다리와 빵과 과일로 화려한 점심 상을 차렸다. 그리고 차 안에 깨끗한 물로 청수 통을 가득 채운다. 이제 또다시 며칠 동안 물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다.
Koprivshtitsa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좁다. 구불구불.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을 넘겨 도착한 Koprivshtitsa. 이곳도 높은 산지여서 인지 몰라도 기온이 낮다. 그 때문인지 관광객들이 가끔 보일 뿐이다.
들어가 볼 수 있는 박물관이 6개가 있는데 오후에 도착한 우리는 1개 박물관만을 들어가 보기로 했다. 만약 조금 더 여유로운 일정으로 여행을 온다면 꼭 하루를 묶어가면 좋을 듯하다.
“Dimcho Debelicanov” 박물관. 이 집은 이 지역 출신의 유명한 시인이 살았던 집인가 보다.
Koprivshtitsa는 불가리아 독립운동의 역사에서 중요한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독특한 모양의 가옥들이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는 “Dimcho Debelicanov” 박물관과 마을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 다녀 본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우리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동의 하회마을처럼 전통가옥의 전통을 보전하고 있는 역사마을 정도로 이해될 수 있을 듯하다. Koprivshtitsa는 골목마다 이어지는 색다른 집들 그 자체로 가옥 박물관이 되어 버린 곳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저녁 시간이 다되어 간다. 오늘도 어디에서 정박을 해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 그런데 Koprivshtitsa에서는 적당한 정박지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행히도 인근에 있는 온천 휴양지인 Hisarya에 적당한 정박 후보지가 “Park4night”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빨리 Hisarya로 가기라 한다. Hisarya 가는 길은 계속해서 산길을 내려가는 길이다. 산을 내려오니 기온이 확 변한 느낌이다. 추웠던 공기가 따뜻해졌다.
다행히도 Hisarya의 로마시대 유적지인 성벽 앞에 넓은 공터가 있다. 우리에게 적당한 정박지이다. 오늘도 이렇게 불가리아는 많은 행운을 우리에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