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31 - 세르비아 Devil's Town
오늘(2019년 3월 14일) 방문할 목적지는 “Devil’s Town”(악마의 마을- 혹은 악마의 계곡 정도로 번역되어도 될 듯). 3박 4일 동안의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 세르비아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숙소 주인아주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으로 세르비아 여행을 시작해 본다. 오늘 방문할 곳은 니슈에서 3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Devil’s Town”이다.
이곳은 산속에 있는 곳이기 때문에 빵, 우유, 계란, 사과 등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식재료를 구입한 후에 출발. 큰 길가에서 작은 마을길로 5킬로미터 이상을 들어온 것 같다. 그 길에는 상점이 하나도 없고 세르비아의 전형적인 농촌만 있을 뿐이다. 점심시간에 혼자 왔다면 주변에서 식사 장소를 찾기 어려울 듯하다.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텅 비어 있다. 성수기 때 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팔던 매대와 상점도 텅 비어 있다. 그런데 티켓을 파는 사무실도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문이 닫혀 있는 것은 아니니 그냥 패스. 간혹 우리와 같은 사람들 몇 명이 있을 뿐 매우 조용하다.
Devil’s Town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작은 교회건물이 있다. 이 교회에는 묶어 놓은 끈들이 말리 걸려 있다. 설명문에는 이 끈들은 우리들의 근심 걱정을 이곳에 묶어 놓고 가라는 의미이며 효력이 있다고 적혀 있다. 내 마음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니 매우 타당한 말이다.
사람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려는 하나의 상징인 끈 묶음. 그런데 이런 생각은 불교의 가르침과 어딘가 모르게 가까워 보인다.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이 교회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 끈 묶음 속에 불가리아 아기 아빠가 우리에게 행운을 빌며 주었던 손목 끈도 함께 보인다. 그리고 내 손 목에는 그 붉은색 끈이 아직 걸려있다. 그래. 이 끈이 내 손목에 있는 한 우리 여행은 계속해서 행운이 이어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내가 생각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교회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힘을 내어 조금 더 올라가면 Devil’s Town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관망대에 도착할 수 있다. 빗물이 만들어낸 풍경들. 터키에서 보았던 파카도키아 분위기도 난다. 그러나 사진에서 보던 풍경이 거의 대부분일 정도로 규모는 기대보다 작다.
이 곳 주변의 흙에는 구리, 아연 등이 많이 들어 있는 모양이다. 과거 한때 작은 광산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철분 성분이 많은 샘물이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와 웅덩이를 만들어 놓고 있다. 철분 성분 때문에 웅덩이가 붉은색을 띤다. 그래서 Devil’s Town 이름처럼 무언가 의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렇지만 따뜻한 봄 날이면 산책길로 좋은 곳이다. 그때에는 카페도 문을 열었을 것이다.
아직 해가 지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그렇다고 다음 목적지인 Kapaonic 국립공원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다. 그리고 그곳은 산 위라서 날씨가 어떤지 모르는 상황. 무리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럴 때 산속에서 휴식을 취해 보자. 한 팀의 관광객이 나간 이후에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 오직 우리 부부만이 Devil’s Town을 지키고 있다. 여유가 있는 저녁, 아내가 김치찌개를 끓여 준다. 장기 여행에서 김치는 항상 보약이다. 아내는 여행을 떠나오기 전에 김치를 담가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아내는 이 좁은 캠핑카 생활 속에서 김치를 담아서 나에게 보약을 먹이고 있다. 사랑의 힘인지 아니면 캠핑카 여행의 힘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