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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Apr 15. 2021

장거리 주행이 불가능한 곳!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09 - 노르웨이

남쪽으로 가야 하는 일정을 시작하다

오늘(2019년 7월 17일)부터는 북쪽으로 향하던 노르웨이 여행 방향을 돌려 다시 남쪽으로 돌아가는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7월 말일에 독일 함부르크에서 캠핑카 아톰을 배로 한국을 보내기로 예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일정이 맞추려면 적당하게 이동해야 한다.

노르웨이 7번 도로를 따라 남하하다가 산속의 구비 구비 길을 가다 Steinsdalsfossen 폭포를 만났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 이런 풍경이 계속해서 이어질지 모르겠다. 잠시 후에 또 다른 폭포를 만났다. 또 차를 세우고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옥빛 물색이 차를 세운다

Øystese 라는 지역에서 내비게이션이 큰길을 놔두고 산 길을 알려준다. 의도하지 않은 주행. 좁고 경사가 급한 길을 한참 달리다 보니 깊은 협곡 분위기의 피요르드를 만났다. 옥색 빛깔의 바다와 해안에 닿아있는 집들, 계곡 사이로 다니는 작은 요트가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아마 큰길로 왔으면 그냥 지나쳤을 풍경이다. 마을 길로 사용하는 곳에 아톰을 잠시 세워두고 풍경을 감상한다.

내비가 길을 잘 못 알려주어 만나게 된 풍경

옥색 풍경을 뒤로하고 Hardangerfjord 다리를 건너 한참을 달린다. 길이 가끔 좁아지는 관계로 앞에서 큰 버스가 오면 대기를 해야만 하는 도로. 그래도 여유롭게 운전하면 큰 문제가 없다. 한국에서처럼 빨리 가려다 보면 사고가 날 수도 있을 듯하다.

피요르드 물 색이 너무 아름다워 주차 공간만 있으면 차를 세우게 된다

왜 노르웨이에서는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지?

중간에 작은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어제와 같이 독일에서 온 여행자가 우리 여행을 신기해한다. 어떻게 한국에서 왔냐는 것이다. 이런 일은 몇 시간 후에 또 일어났다. Granvin 지역에서 19번 도로를 타려고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버렸다.

그 덕분에 지도를 확인하기 위해 잠시 차를 주차시켰는데 아까부터 우리 차를 따라오던 캐러반 한 대가 우리 차 앞에 선다. 그러더니 나이 지긋하신 운전자 한분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네덜란드에서 여행 오신 분인데 우리 차가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보면서 여행루트와 치안문제 등에 대하여 질문을 하신다. 그런데 이분들은 러시아를 통과해서 아시아까지 캠핑카 여행을 하는 게 꿈이란다. 그러니까 우리 여행이 이분들의 로망인 셈이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각자 여행길에 나선다.

이렇게 다양하고 긴 터널이 있다니!

다시 주행을 시작. 이번에는 7킬로미터가 넘는 터널을 통과한다. 그런데 터널 중간에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정말로 도로 표지판만을 보고 선택을 해야 한다. 다행히도 오슬로 방향이 적혀 있다. 그래 우리는 오슬로 방향으로 가는 것이지. 그 터널을 나오자마자 엄청난 높이의 Hardanger Bridge를 통과. 그런데 다리를 통과하자마자 또 360도 회전하는 굴 두 개를 통과한다. 운전하는 동안 어지러울 정도. 정말로 노르웨이 여행을 하면서 만난 피요르드 계곡보다 통과한 터널 수가 더 많다. 심지어 어떤 날에는 주행 거리 중 터널 통과 거리가 절반을 넘기도 했다.

터널을 통과하자 만나는 Hardanger Bridge와 인근의 피요르드

무지개를 만나는 Voringfossen 폭포

7번 도로를 타고 다시 산 위로 계속 올라간다. 주행거리가 100km 정도인데 벌써 오후 3시가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 또 폭포가 나온다. Voringfossen 폭포. 이번 폭포는 스케일이 다르다. 엄청 깊은 협곡으로 쏟아지는 폭포는 협곡 속에 무지개를 만들어낸다. 또 이 협곡과 폭포가 우리의 시간을 또 잡아먹었다.

고원 초원지대와 호수를 만나다

계속되는 절경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그런데  나타난 비경. 고도가 높아져서 인지 넓은 대지 위에 크고 작은 호수들이 나타난다.  나무들은 보이지 않고 풀과 호수가 아름다운 초원 지대를 선사해주고 있다.

 너 어디에서 왔니?

이런 풍경을 따라가다 보니 제법 큰 호수 Halnefjorden이 나타난다. 관광버스도 가끔 손님들을 내려놓는 포인트가 나타난다. 우리도 주차장에 아톰을 세워두고 풍경을 즐겨본다. 그런데 할머니 두 분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신다. 자기들도 북유럽 여행 중이시란다. 동양에서 먼 이곳까지 온 부부가 신기하신 모양. 같이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우리는 다시 출발.

Halnefjorden 호수와 우리에게 관심을 보인 여행자 두분

7월에 눈을 만나다

다시 나타난 기대하지 않은 풍경이 또 출현. 이제는 눈 밭이다. 오늘이 한 여름 7월 7일인데 녹지 않는 눈 밭이 있다.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또 풍경이 시간을 잡아먹고 있다.

7월에 만난 눈 언덕. 방문객 모두 반팔 차림이다.
오늘 원래 목표로 했던 주행거리 260km 중 절반 정도만 주행하고 있다. 결국에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 Geilo에서 정박을 하기로 변경. 체육공원 한쪽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한다. 오늘은 노르웨이의 다양한 풍경이 시간을 잡아먹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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