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10 - 노르웨이
어제 늦은 시간에 도착하여 하루 밤을 보낸 Geilo 체육공원 주차장 주변에는 화장실과 같은 편의시설이 없다. 공용 화장실 발견을 기대하면서 조금 이른 아침(2019년 7월 18일)에 길을 나서 본다. 도심을 빠저 나오자마자 길은 산길의 연속이다.
겨울에 천연 스키장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지역과 관광객을 위한 주택들이 계속해서 보인다. 차는 차음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이제 높은 산에서 낮은 지역으로 내려가는 듯하다.
잠시 후에 숲 속에 자동차 휴식을 위한 주차장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어제 정박을 했을 듯한 캠핑카가 여러 대 있고 인근 숲 속에서도 텐트가 여러 개 보인다. 우리도 아침 휴식을 위해 잠시 정차. 화장실도 운영 중이고 작동하지는 않았지만 샤워실도 있다. 화장실에는 따뜻한 물도 나온다. 덕분에 머리를 감을 수 있는 행운을 누려보았다. 캠핑카에 청수 공급도 가능. 이 정도면 캠핑카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다.
충분한 휴식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서본다. 계속되는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어제처럼 자주 차를 세우게 된다. 차는 점점 고도를 낮추더니 평지를 한참 달린다.
오늘 점심 휴식을 위해 미리 정해놓은 목적지가 나타난다. 이곳은 강가 옆에 옛날 학교 건물 터에 넓은 잔디밭을 가진 주민 여가 공간. 공용 화장실도 있고 캐빈도 있다. 캠핑카 아톰을 조용한 곳에 주차를 시키고 여유롭게 점심 식사를 한다. 점심 식사 시간이 지나가 동네 사람들이 아이들과 함께 놀려오거나 수영을 즐기고 있다. 우리도 따뜻해진 얕은 강물에 발을 담그고 놀아본다.
이곳에서 밤을 보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너무 이르다. 적당한 정박지를 향해 출발. 우리가 도착한 곳은 강물을 끌어와 만든 인공 호수이며 수영장.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놀려와 수영을 즐기고 있다. 오후 4시 반이 넘어가자 사람들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한적해졌다. 우리도 용기를 내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그러나 도전 직전에 걱정이 든다. 수영을 하고 난 후 젓은 옷을 어떻게 말릴 것인가? 내일 하루 종일 주행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 무리야. 대신에 강가로 나와 발을 담그는 것으로 대체. 고도가 낮아져서 인지 강물이 차갑지 않다.
저녁 시간이 되자 캠핑카 몇 대가 다시 들어와 빈자리를 채운다. 그중에 어떤 부부가 수영을 즐기고 있다. 이 산속의 인공 호수 수영장이 저 부부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부럽다. 항상 부러우면 지는 법. 따뜻한 저녁 햇살이 너무 좋아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 한 캔을 아내와 나눠 마셔본다.
무언가 아쉽다. 내일 드디어 노르웨이를 떠나야 한다니 말이다. 노르웨이 여행 마지막 저녁을 추억하기 위해 이 따뜻한 햇살과 이 수영장 풍경을 마음껏 즐겨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