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에서 만나는 몽고인의 기도

캠핑카 세계여행 에세이 6편 - 러시아 울란우데

by 류광민

몽고인들의 땅 - 울란우데

험난했던 치타 가는 길이 끝나고 우리 차는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울란우데로 향한다. 울란우데는 몽고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사실 울란우데 인근에 있는 러시아 최대 호수인 바이칼 호수는 과거 몽고의 땅이었다. 지금도 울란우데에는 몽고의 후예인 부랴트족이 훨씬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울란우데 가는 길은 몽고와 같이 넓은 초원들이 펼쳐진다. 남쪽에 있는 몽고는 주로 짧은 풀들이 자라고 있는 초원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은 밀이나 유채와 같은 작물들이 재배되고 있었다. 사실 최근에 몽고에서도 대규모 밀 농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몇 년 전에 학교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몽고 여행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보았던 몽고와 사뭇 분위기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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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몽고인의 땅이었던 바이칼 호수와 울란우데 가는길 풍경, 러시아 군인 차량과 함께 하루 정박하는 모습


시베리아에서 티베트 불교와 만나다

울란우데에 가까워지니 신성해 보이는 강가의 언덕이 보인다. 주차장에 서 있는 관광 안내판을 보니 이곳 이름이 Gora Spyashchiy Lev. 사진기를 챙겨서 언덕 위로 올라가 본다. 신성한 느낌의 바위들이 있고 곳곳에 몇 그루의 나무가 보인다. 그곳에 티베트 불교의 상징인 불경을 새긴 기도 깃발(다르촉 또는 룽따(풍마, 바람품 말마))들이 걸려 있다. 부처님 말씀이 바람 타고 저 멀리멀리 퍼지라는 천들, 바람 불경이다.

언덕 정상에 서면 굽이쳐 흘러가고 있는 세레강이 한 눈에 들어온다. 넓은 들판과 굽이치는 강을 굽어보면서 우뚝 솟아 있는 이 바위 언덕은 강 계곡을 지나가는 바람이 반드시 인사를 나눌 것만 같은 곳이다. 바람은 이 곳에서 부처님 말씀을 저 멀리까지 퍼지게 하였을 것이다. 몽고인들은 저 멀리 바람이 닿는 모든 곳에 부처님의 은덕이 닿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을 것이다. 우리도 그 바람을 맞으며 힘들었던 치타 코스를 마치고 안녕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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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불교 성지 중 하나인 울란우데의 Gora Spyashchily Lev의 풍경들과 안내판

울란우데에서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파트를 하루 빌렸다. 그곳에서 두 가족이 밀린 빨래를 하고 필요로 하는 인터넷 검색을 하느라 바쁜 저녁을 보냈다. 늦은 밤에 대로변에 위치한 낡은 아파트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큰길 가 광고판 위에 몽고 국기 문양이 밝게 빛난다. 이곳이 분명 러시아 땅이지만 부라트리야 자치구로서 바로 몽고인들의 터전인 것도 분명하다. 그날 밤 몽고 여행 때 우리를 도와주었던 몽고 유학생 후배에게 카톡으로 안부 메시지를 보냈다. 몽고의 편안한 초원이 다시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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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우데의 밤 풍경. 광고판 위에 문양은 몽고 국기에 들어 있는 문양과 같은 모양이다. 닷산 사원에서 내려다 본 울란우데.

아침에 조 선생님 부부와 하바롭스크에서 하진 못한 이별을 진짜로 하였다. 물론 나중에 다시 만났지만 말이다. 두 분이 먼저 출발하시고 우리는 울란우데의 상징인 닷산 사원(Datsan “Rinpoche Bagsha”)을 찾았다. 언덕 위에 서 있는 사원에서 울란우데가 한눈에 들어온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대부분 몽고 사람들이지만 말이다. 간혹 우리와 같은 관광객들이 그 사이에 끼어있다. 사원이 언덕 위에 있어서인지 바람이 매우 차갑고 세다. 우리는 이번 여행이 무사히 행복하게 진행되고 마무리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대형 마니차(원통 경전)를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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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산 사원 정문과 대법당 및 황금 탑과 다르촉 깃발들이 이곳이 티벳 불교의 성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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