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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Oct 12. 2022

혼자가 아닌 (Not alon)-2

구절초

혼자가 아닌 (Not alon)-2, 구절초

Pentax K-1/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2500s, ISO 200


무주 카페에도
구절초가 피어납니다.


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구절초 두 송이를 담았습니다.


한 송이만 있을 때보다

사진이 더 따뜻해집니다.


'무엇 하나 붉게 물들여보지도 못한

생이 저물어가는 쓸쓸함에

먼산 바라기를 한다'는 시인의 가을이지만,


이 가을에 누군가에게

구절초 소식을 전하는

엽서를 쓸 수 있다면

삶은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유치환의 시 <행복>의 첫 소절입니다.


이 가을 우리 모두

혼자가 아닌 나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절초엽서/ 이정자


먼 산 가까워지고 산구절초 피었습니다

지상의 꽃 피우던 나무는 제 열매를 맺는데

맺을 것 없는 사랑은 속절없습니다

가을 햇살은 단풍을 물들이고 단풍은 사람을 물들이는데

무엇 하나 붉게 물들여보지도 못한

생이 저물어 갑니다

쓸쓸하고 또 쓸쓸하여

찻물을 올려놓고 먼 산 바라기를 합니다

그대도 잘 있느냐고

이 가을 잘 견디고 있느냐고

구절초 꽃잎에 부치지 못할 마음의 엽서 다시 씁니다




#혼자가_아닌 #Not_alone #구절초 #무주 #수작부리는_카페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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