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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09. 2022

이 가을의 색-1

서어나무잎

이 가을의 색-1, 서어나무 잎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15mm, ƒ/3.5, 1/200s, ISO 100


잠시 아픈 사이
이 가을 아름다운 빛들이 사라져 갑니다.


연록으로 피어나던 잎들이 

여름을 지나며 비축해온 햇빛으로

황금색 꽃이 되는 가을입니다.


애벌레에게도 나누어 주고

지나가는 바람의 길도 내주던 몸은

이제 빛나는 성자가 되어 

승천을 기다립니다.


70년을 살면서도 아직 못 배운

나눔과 버림의 마음을

단 1년 생의 끝에 보여주는 당신은

진정 성자입니다. 


가을빛이 가장 아름다울 시기에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해서

마음이 아프지만,

그 이전에 만났던 

이 가을빛으로 

이번엔 만족하렵니다.


더 많이 아프지 않고,

세상 사는 일이

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작은 깨달음도 얻었으니

이 정도면 감사할 일이니까요.





가을 빛/ 박인걸


가을 벌판은

지난 시절 묻은 때를

말끔히 씻어내고

온통 황금빛으로

化粧을 하고

당신 앞에 섭니다.


심술부리던

한 여름 비바람에도

알알이 영근 포도송이와

억세게 견디며 익은

겸손한 낱알들이

한 없이 대견스럽습니다.


透明한 하늘빛

우러르기 부끄러운 건

아직 버리지 못한

숫한 욕망의 비늘들

이 가을 하얀 국화 꽃잎 따

내 마음에 뿌리렵니다.




#가을_색 #가을빛 #서어나무잎 #단풍 #황금빛 #성자 #코로나-19 #자가격리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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