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단풍
Pentax K-1 /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07.5mm, ƒ/3.5, 1/125s, ISO 100
이 가을에 만난 느티나무 단풍은
황금빛입니다.
아내가 친환경 식품 매장에 간 사이
근처에 주차장이 없어
조금 떨어진 아파트 옆
한적한 길 가에 주차를 하고 기다립니다.
저에게는
가을을 호젓이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법 크게 자란 느티나무 아래서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저 높이 가을 잎들이
눈부신 변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봄에는 여린 녹색의 작은 잎들이
귀여운 유치원 아이들 같더니
이 가을엔
인생의 황금기에 접어든
노년의 귀부인 같습니다.
황금빛으로 쏟아지는
느티나무의 가을 속에서
아름다운 가을 꿈에 취해 있는 사이
아내의 전화가 울렸습니다.
꿈에서 께어나
그곳을 떠나야 하는 게
못내 아쉽긴 하였지만,
카메라에 담긴
황금색 문양의
가을 느티나무를 사진으로 다시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가을 느티나무/ 고지연
그늘이 되고 싶다
다리품 팔아 가며
버거운 삶의 무게로
지나다 잠시 쉬어갈 사람에게
방향 없이 먼길에 지친 몸
홀로 앉아 물 한 모금 마시며
숨 한 번 들이킬 자리 되어주고 싶다
숨 가쁘게 달려오느라 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한 사람에게
잠시 생각에 잠겨 가는 길
곰곰 되짚어 바른 길을 찾게
해주고 싶다
길이 멀어 주저앉으려다
쉬는 동안 피로를 잊고 다시
가던 길 정진하는 그의 뒷모습
보고 싶다
그가 가는 길 고운 갈잎 날려
길동무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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