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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10. 2022

이 가을의 색-2

느티나무 단풍

이 가을의 색-2, 느티나무 단풍

Pentax K-1 /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07.5mm, ƒ/3.5, 1/125s, ISO 100


이 가을에 만난 느티나무 단풍은 
황금빛입니다.


아내가 친환경 식품 매장에 간 사이

근처에 주차장이 없어 

조금 떨어진 아파트 옆

한적한 길 가에 주차를 하고 기다립니다.


저에게는 

가을을 호젓이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법 크게 자란 느티나무 아래서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저 높이 가을 잎들이 

눈부신 변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봄에는 여린 녹색의 작은 잎들이

귀여운 유치원 아이들 같더니

이 가을엔

인생의 황금기에 접어든 

노년의 귀부인 같습니다. 


황금빛으로 쏟아지는 

느티나무의 가을 속에서

아름다운 가을 꿈에 취해 있는 사이

아내의 전화가 울렸습니다.


꿈에서 께어나

그곳을 떠나야 하는 게

못내 아쉽긴 하였지만,

카메라에 담긴

황금색 문양의

가을 느티나무를 사진으로 다시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가을 느티나무/ 고지연


그늘이 되고 싶다

다리품 팔아 가며

버거운 삶의 무게로

지나다 잠시 쉬어갈 사람에게

방향 없이 먼길에 지친 몸

홀로 앉아 물 한 모금 마시며

숨 한 번 들이킬 자리 되어주고 싶다

숨 가쁘게 달려오느라 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한 사람에게

잠시 생각에 잠겨 가는 길

곰곰 되짚어 바른 길을 찾게

해주고 싶다

길이 멀어 주저앉으려다

쉬는 동안 피로를 잊고 다시

가던 길 정진하는 그의 뒷모습

보고 싶다

그가 가는 길 고운 갈잎 날려

길동무해주고 싶다




#가을의_색 #느티나무_단풍 #황금색 #엑스포아파트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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