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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01. 2022

이 가을의 색-20

단풍

이 가을의 색-20, 단풍

Pentax K-1/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70mm, ƒ/3.5, 1/250s, ISO 200


가을 하늘에 고운 별들이 매달려있습니다.


이렇게 가지에 매달린

고운 단풍잎들을 보면

꼭 작은 별들이 쏟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 고운 가을빛이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으며

그 앞을 떠나지 못하는 저를 보면서

아직도 낭만을 꿈꾸는

철딱서니가 아닌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끝까지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이 가을도 이제

겨울에 자리를 양보하고

기억 속으로 멀어져 갑니다.


무채색의 앙상한 가지

꽃 지고 마른 풀꽃의 흔적들만

가득한 초겨울의 숲을

따뜻한 가을색의 기억으로

칠해봅니다.




단풍 숲속을 가며 / 오세영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옆을 보면

화들짝 붉히는 낯익은 얼굴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뒤를 보면

또 노오랗게 흘기는 그 고운 눈빛

가을산 어스름 숲속을 간다

붉게 물든 단풍 속을 호올로 간다

산은 산으로 말을 하고

나무는 나무로 말하는데

소리가 아니면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하루해는

설키만 하다

찬서리 내려

산은 불현듯 침묵을 걷고

화려하게 천자만홍(千紫萬紅) 터뜨리는데

무어라 말씀하셨나

어느덧 하얗게 센 반백의

귀머거리

아직도 봄 꿈꾸는 반백의

철딱서니





#가을색 #단풍 #별 #가을의_기억 #초겨울 #한밭수목원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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