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손길-8

국화 chrysanthemum

by 박용기


가을은 온통 국화의 계절입니다.


산과 들에는

노랗게 피어나는 산국,

쑥부쟁이와 구절초 등 들국화가 가득하고

주변에는 다양한 색과 모양의 국화가 핍니다.


국화(菊花)의 한자인 '菊'의 어원은

그해 꽃의 구극(究極),

즉 꽃의 마지막 꼴찌라는 데서 나왔다고 합니다.

한 해의 가장 마지막에 피는 꽃이라는 의미인가 봅니다.


또한

신이 가장 먼저 만든 꽃은 코스모스이지만,

가장 나중에 만든 꽃은 국화라는 말이 있듯이

꽃을 마감하는 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한자 국화(菊花) 글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꽃잎이 쌀(米)을 한 움큼을

흰 천(쌀 포대)에 싼 것처럼

복스럽게 꽃을 피우는 풀(艸 : 풀 초) 꽃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국화의 학명은 chrysanthemum입니다.

그런데

'chrysos'는 '금'을 뜻하고

'anthemon'은 꽃을 뜻한다고 하니

원래 국화의 색은 금색이었던 것 같습니다.


봄부터 한 해 동안 찍는 꽃 사진이 다양하지만

이제 국화를 만나게 되니

정말 한해의 꽃사진이 끝나감을 알 수 있습니다.


황금빛으로 그려낸

가을의 손길이 아름답습니다.




국화가 피는 것은/ 김상호


바람 차가운 날

국화가 피는 것은,

한 잎 한 잎 꽃잎을 펼 때마다

품고 있던 향기 날실로 뽑아

바람의 가닥에 엮어 보내는 것은,

생의 희망을 접고 떠도는 벌들

불러모으기 위함이다

그 여린 날갯짓에

한 모금의 달콤한 기억을

남겨 주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하여 마당 한편에

햇빛처럼 밝은 꽃들이 피어

지금은 윙윙거리는 저 소리들로

다시 살아 오르는 오후,

저마다 누런 잎을 접으면서도

억척스럽게 국화가 피는 것은

아직 접어서는 안 될

작은 날개들이 저마다의 가슴에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32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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