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손길-11

국화 Chrysanthemum

by 박용기
127_3906-09-st-s-Touch of autumn-11-1.jpg


가을의 끝자락에 가면

환하게 피어나는 꽃은 국화밖에 없습니다.


국화는 오래전부터

사람들 곁에 있던 꽃이라고 합니다.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 지역의

신생대 지층의 화석에서 국화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대략 3300만 년에서 5500백만 년 전입니다.

그런데 고생대 후반의 화석에서도 발견되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국화는 바깥쪽에는 길쭉한 꽃잎의 설상화가 가득 있고

가운데에는 대롱모양의 관상화가 빽빽이 들어서 있습니다.

식물학자들은 이런 꽃모양이

종자식물 가운데 가장 진화된 형태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코스모스꽃을 가장 먼저 만드시고

국화를 가장 마지막에 만드셨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마 이런 근거에서 나온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영어 일반명은 Chrysanthemum인데,

Chrysanthemum은 크리소스(chrysos;金)와

안테몬(anthemon;꽃)이 결합된 라틴어에서 왔습니다.

처음 C. 린네가 국화속의 쑥갓(C.coronarium)에

꽃이 황색인 것에 착안해 붙였으며

지금은 국화속 식물의 일반명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우리가 보는 국화는

대부분 화초용으로 개량한 품종이지만,

수천만 년 전의 향기를 품고 있어

깊은 내면이 느껴지는 국화를 피워내는

가을의 손길이 경이롭습니다.




국화가 피는 것은/ 길상호


바람 차가운 날

국화가 피는 것은,

한 잎 한 잎 꽃잎을 펼 때마다

품고 있던 향기 날실로 뽑아

바람의 가닥에 엮어 보내는 것은,

생의 희망을 접고 떠도는 벌들

불러모으기 위함이다

그 여린 날갯짓에

한 모금의 달콤한 기억을

남겨 주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하여 마당 한편에

햇빛처럼 밝은 꽃들이 피어

지금은 윙윙거리는 저 소리들로

다시 살아 오르는 오후,

저마다 누런 잎을 접으면서도

억척스럽게 국화가 피는 것은

아직 접어서는 안 될

작은 날개들이 저마다의 가슴에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320s, ISO 200


#가을의_손길 #국화 #Chrysanthemum #오랜_역사의_꽃 #2023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을의 손길-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