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ium tuberosum
여름 끝자락에
하얗게 반짝이는 별로 피어나는 부추꽃.
가느다란 꽃대 위에
작은 방울이 맺히고
이내 여섯 개의 꽃잎을 펼치면서
암술 수술로 하늘을 찬양하듯 피는 꽃입니다.
그런데 꽃말은 '무한한 슬픔'이라니
그 환한 미소 속에
숨겨진 깊은 슬픔이 있나 봅니다.
늘 새롭기만 한 사는 일이
서툴 수밖에 없어
누구는 가슴에 옹이가 박이고
구부러지기도 하지만,
누구는 부추꽃처럼
슬픔과 아픔을 거름 삼아
환하게 웃음 지으며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기도 합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이기에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고
오늘도 감사합니다.
흰 부추꽃으로/박남준
몸이 서툴다 사는 일이 늘 그렇다
나무를 하다보면 자주 손등이나 다리 어디 찢기고 긁혀
돌아오는 길이 절뚝거린다 하루 해가 저문다
비로소 어둠이 고요한 것들을 빛나게 한다
별빛이 차다 불을 지펴야겠군
이것들 한때 숲을 이루며 저마다 깊어졌던 것들
아궁이 속에서 어떤 것 더 활활 타오르며
거품을 무는 것이 있다
몇 번이나 도끼질이 빗나가던 옹이 박힌 나무다
그건 상처다 상처받은 나무
이승의 여기저기에 등뼈를 꺽인
그리하여 일그러진 것들도 한 번은 무섭게 타오를 수 있는가
언제쯤이나 사는 일이 서툴지 않을까
내 삶의 무거운 옹이들도 불길을 타고
먼지처럼 날았으면 좋겠어
타오르는 것들은 허공에 올라 재를 남긴다
흰 재, 저 흰 재 부추밭에 뿌려야지
흰 부추꽃이 피어나면 목숨이 환해질까
흰 부추꽃 그 환한 환생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1481949/feelings-of-autumn-4-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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