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단풍잎
눈이 많이 내리면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에 가서
멋진 풍경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럴 기회가 없어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겨울나무들의 안부를 묻고 왔습니다.
그러다 한겨울에도 남아있는
단풍 가족을 만났습니다.
서로를 의지하듯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어느 작은 시골 마을의 동네 같아 보입니다.
한참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어릴 적 고향의
눈 내리던 그날로
옮겨져 있습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듯.
이제는 모든 것이 변하고
아는 사람은 모두 떠났겠지만,
눈을 감으면
그 모든 것들이
시간을 거슬러 모이고
가슴이 찌릿하게 느껴집니다.
눈 내리는 날은
어린 날의 추억도
함께 내리나 봅니다.
눈 내리는 마을/ 이선형
보고픈 사람들을 가위로 오린다
나란히 짝지워
보기좋게 흰 종이에 붙인다
그러면 우리는 아름답게
한 마을에 사는 거다
불을 끄고 누워, 나는
누구나 지우며 산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싸락눈이 내린 듯한 종이 위에
보고픈 사람들을 가위로 오려
나란히 붙인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https://500px.com/photo/1108891630/winter-story-12-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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