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눈-2025-1

설중매 Plum blossoms in the snow

by 박용기
134_2112-21-st-s-Spring snow-2025-1.jpg


3월에 눈이 내렸습니다.

그것도 제법 많이.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얗게 눈이 쌓여있었습니다.


바로 전날

동네에서 매화가 몇 송이 피어있는 것을 보았기에

눈 속에 피어난 매화

설중매(雪中梅)를 사진에 담고 싶어

서둘러 카메라를 들고 나섰습니다.


솜같이 포근한 눈을 기대했는데

계절이 계절인만큼

눈은 벌써 녹아내리며

얼음이 되었습니다.


차가운 얼음찜질 속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고 피어있는

매화의 생명력이

참 아름답고 고맙습니다.



설중매:雪中梅/ 月影 이순옥


남겨진 계절의 묘비를 모른다

오직 내려 쌓인 순백의

눈 속

고고히 꽃피운 봄의 전령사

지상에서 가장 외로운 계절에

가장 빛나던 한 시절을 회상한다

질투 많은 운명조차 날

사군자의 으뜸으로 부르던


벗이여!

지금이라는 시간을 살아갈 뿐인 네게

슬프도록 여린 햇살

은가루처럼 부서져 내리는 오후

꽃은 피었으되, 다시

돌아 올 봄을 기약할 수 없어도

해탈의 경지에 선 네 모습처럼

설중매 찬란하구나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10787103/spring-snow-2025-1-by-yong-ki-park


#봄_눈 #설중매 #눈속에_핀_매화 #3월에_내린_눈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곁에 다가온 봄-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