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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너를 기다려

by 청유


기다리는 걸 지루해할 필요 없어.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

누구나 무언가를 기다려.

새싹은 봄을 기다렸고

태양은 새벽을 기다렸고

바다는 강물을 기다렸고

너의 단어들은 문장이 되길 기다렸어.


네가 버스를 기다릴 때도,

주문한 음식을 기다릴 때도,

월급날을 기다릴 때도,

인연을 기다릴 때도,

죽음을 기다릴 때조차도

나는 네가 견딜 용기를 기다렸어.


기다린다는 건 어쩌면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일 수도 있어.

모든 기다림이 끝난다면

그 삶도 끝났다는 거야.

기다릴 수 있는 너는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는 거야.


멋지게 견뎌낸 너의 기다림 뒤에

얼마나 아름다운 길이 생겨났는지

어느새 이토록 많은 순간이 피어났는지

한번 뒤돌아봤으면 좋겠어.








방학으로 글을 잠시 쉬는 동안 여러 공모전에도 응모하고 밀린 독서도 해치웠습니다. 그 와중에 배지도 달렸네요.


새 연재북을 시작합니다.

독자님들을 안아드릴 수는 없지만, 한 방울의 아로마오일이 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일단 오늘, 간절한 기다림을 갖고 계신 모든 분들께서 그 크기만큼의 행복이 꼭 찾아오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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