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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같은 것이 또 있다

by 청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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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으로서 피어난 들꽃들은

갑자기 눈보라가 칠 줄을 알고 있었을까?


그들은 몰랐을 거야.

그러나 놀라지도 않았을 거야.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는 그들이 아니기에

오랜 세월 동안

스스로 강해지는 법만을 배웠을 거야.


흙 한 줌에 뿌리를 내리고

작은 해와 습도만으로도 일어서는 그들이야.

아름다움과 향기조차 생존을 위해 쓰는 그들이야.


모질고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생존하는 방법을

들꽃도, 너도 이미 알고 있겠지.

얼마나 쓸쓸한 것인지

오늘도 깨닫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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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면서도

쉽사리 힘들다 하지 못하는 당신


넘어졌어도

일으켜달라 하지 않는 당신


외로웠지만

공허함을 추스르는 당신


네가 얼마나 많은 날을
아무렇지 않은 척 버텨왔는지

나는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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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

홀로 피어나 수없이 흔들리는 들꽃에게

눈보라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작은 뿌리 하나로도

다시 피어날 수 있는 힘이

너에게도 있다는 걸.


어떤 순간, 어떤 자리에서도

묵묵히 꽃 피우는 존재가

바로 너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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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께 배달되는 편지입니다. 하단에 출처를 적지 않은 사진 속의 글 및 본문텍스트는 순수 창작물로서,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는 않으나 함부로 갖다 쓰시면 제가 몹시 서운합니다.

20년 된 포토샵으로 합성캘리그래피를 해보겠다고 끙끙대다 노트북 부술뻔 했네요.

스마트폰의 비약적 발전에 감사드립니다.

더욱 정진해 보겠습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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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유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카피라이터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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