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게
13년 간 거실 tv 받침은 비어 있었다.
올해 60인치 최신형 스마트 tv를 들였지만 전원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 모처럼 주말에 쿠팡플레이로 영화 한 편을 봤다. 아내하고 소파에 나란히 앉아 엔딩크레딧까지 리스펙하며 감상했다. 싱글라이더?라는 제목보다 이.병.헌. 세 자로 선택한 영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승승장구하던 한 남자가 부실채권 매각에 휘말리며 직업적으로 침몰한다. 투자자들에게 멱살 잡히고 따귀를 맞는다.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은 없다. 아내와 외동아들을 호주로 보냈기 때문이다.
기러기 아빠였다. 외롭게 살아가는 가장.
영화 초반에 이미 그가 사망했다는 설정을 후반부에 가서 알아 차렸다. 아들과 아내를 그리는 아빠(남편)의 영혼이 현지를 찾아가 구천을 떠도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휑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다시금 곱씹어 본다. 충분한 삶을 살고 있었으나 누리지 못한 인생을 봤다. 누려야 인생이다.
아침에 눈을 떴다는 것은 오늘을 선물로 받았음이 아닌가. 눈 앞에 펼쳐진 세상 속에서 오감으로 감각하는 모든 것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축복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며 힘이 되는지.. 누구나 공감하는 바다.
짧은 인생. 외롭게 살 일 아니다.
#영화평 #같이산다는게어딘가 #가족곁에있다는게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