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로만

폭염 속에서 선선한 일상

와이랩으로 가요

by 양M


거실에 TV가 없는 대신 장식대 위에는 2단 책장이 있다. 바닥에는 긴책상 2개를 'ㄱ'모양으로 붙여 놓았다. 가정집 거실에다가 저질러 놓은 남편의 민폐였다. 정리의 여왕도 울고갈 집이 우리집이다. 그런 아내가 엄청나게 양보했던 일이다. 요즘 내 물건을 YM EDU LAB으로 옮기고 있다.


거실에 공간이 나오자 아내 얼굴에도 미소가 급 번진다. 무엇인가를 사서, 쓰고, 쌓고, 채움에서 얻는 만족이 있다. 반면에 정리하고 줄이고 버려서 얻어지는 비움 안에서 얻는 만족 또한 있는 법이다. 나는 후자의 경우에 보다 큰 매력을 느끼는 성정을 가졌다. '무소유 주의자'라 자칭한다.


물론 필자의 최측근인 아내가 '코웃음을 칠 일'이라는 걸 안다. 분명한 나의 주장은 스님 법정과 다르지 않음을 좀 알아주었으면 한다. '무소유란 안 갖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줄인다는 것.' 뒤집어서 얘기하면 필자가 버리지 않는 모든 것들은 '필요해서'라는 결론에 이른다.


20년 동안 싸고 풀었던 그 개나리 봇짐을 자택과 연구실 사이에 다시 부릴 마음은 추호도 없다. 망망한 바다 위와 사막 한가운데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기 익숙한 나였다. 가끔씩 집에 왔는데 온가족이 화면만 바라보고 앉아있는 넌센스를 일소 하고자 거실에서 TV를 치운지 15년째다.


선택은 적중했다. 가족간의 대화는 부족한 적이 없었다. 거실에서 책 읽고 글 쓰고 노래 부르고 그림 그리며 산다. 하지만 크지 않은 살림집이기에 그건 안사람의 공간이다. 한국문화 전통상으로도 안채엔 부인이 바깥에 사랑채엔 남편이 각각 분리해서 생활했다. 나는 연구실로 간다.@



#와이랩 #프로답게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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