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만,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
합리성이 지배하는 사회
때론 바쁘게 걸어가던 걸음을 멈추고 나 자신을 객체화시켜 세상을 바라본다.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사는 이 수많은 사람들은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가고 있는 걸까,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는 걸까?
'합리성'의 세상에선 열심히, 성실하게,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 뛰고 있기 때문에, 혹은 누군가 나보다 앞에서 걸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뛰기 시작한다. 숨을 헐떡이며 바로 앞만 보고 달려간다.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키팅 선생님은 학생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도록 주의를 집중시킨 다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의학, 법학, 기술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지만, 시, 낭만,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Medicine, law, business, engineering, these are noble pursuits and necessary to sustain life. But poetry, beauty, romance, love, these are what we stay alive for"
Dead Poets Society
삶의 목적에 대한 생각들
아무리 생각해도 키팅 선생님의 말이 맞다. 비록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완벽한 정답은 아닐지 모르지만, 이게 맞는 방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달리다 보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을 목적으로 생각하고 달려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던 것일까? 사실 삶의 목적은 시, 낭만,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인데 말이다.
문득 밤하늘 아래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길에 누워서 까만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며 "와 하나님 진짜 멋지시다" 이야기하는 것,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 부는 봄바람에 잠시 조용히 벤치에 앉아 따스한 햇볕을 느끼며 듣는 달콤한 노랫소리를 듣는 순간, 미술관의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보며 '도대체 아름다움이 뭘까?' 답 없는 깊은 고민에 잠긴 채 잠시 턱을 괴고 앉아있는 순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입에 음식이 가득 찬 채 "정말 맛있다" 이야기하며 씩 웃는 그 웃음이 피어있는 얼굴.
땀이 흠뻑 날 정도로 뛴 다음에 헐떡이며 "후" 깊이 청량한 공기를 들이 마신 다음의 표정, 시집 한 권을 빌려 펼친 뒤 시의 초대를 받아 조용히 감정을 정리하는 그 순간, 파도소리가 듣고싶은 날 무작정 파도소리를 향해 바다로 달려가 방파제에 앉아 듣는 파도소리, 얼굴에 느껴지는 바닷바람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내뱉으며 가슴이 뻥 뚤리는 순간, 소설책 한 권을 손에 쥐고 여행을 떠나듯 나와는 전혀 다른 주인공의 삶에 마치 나의 삶인 것처럼 빠져들어 가는 것, 조용히 산책하는 밤, 적당한 조명의 가로등과 쌀쌀하지만 춥지는 않은 바람을 맞으며 깊이 생각에 잠기는 것, 사랑하는 이를 만나서 짓는 행복한 미소까지...
우리는 잘 모르고 살아가지만, 사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네 삶의 목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