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람 이는 어느 날 피어오른 너 한 송이
너는 내게 흐드러졌다
장맛비 흠뻑 내려 축축했던 너 한 방울
우리는 서로에게 흠뻑 젖었다
바람에 눈 따갑게 날린 너 한 잎
나는 시울이 붉어졌다
두툼히 걸어둔 너 한 벌
너는 눈발처럼 흩어졌다
눈발이 그친 어느 날 기어코 해가 지났지만
계절은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너를 통해 배운 계절나기는
나는 너 없는 너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
너는 나 없는 계절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
네 계절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 네 계절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