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네 계절

by 연만두

꽃바람 이는 어느 날 피어오른 너 한 송이

너는 내게 흐드러졌다

장맛비 흠뻑 내려 축축했던 너 한 방울

우리는 서로에게 흠뻑 젖었다

바람에 눈 따갑게 날린 너 한 잎

나는 시울이 붉어졌다

두툼히 걸어둔 너 한 벌

너는 눈발처럼 흩어졌다

눈발이 그친 어느 날 기어코 해가 지났지만

계절은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너를 통해 배운 계절나기는

나는 너 없는 너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

너는 나 없는 계절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

네 계절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 네 계절을 산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