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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by 연만두

어지러운 마음을 거닐다가 발바닥을 부여잡고 주저

앉았다

내, 옛, 사랑, 너라는 피맺혀 떨어지는 레고 네 브릭

어떤 고통은 너무 무거워서 넘어져 울어야만 했다


피묻은 이부자리에서는 잘 수 없었다

도로앉은 나는 레고를 생각했다

작년부터 치웠는데 왜 아직도 있는지

그리움이란 조각은 왜 더 안 나오는지

또 누가 너를 맞춰주고 있을지


도로앉은 나는 네 소식을 찾아보았다

사랑하고 있었다 사랑받고 있었다

어쩐지 미워야만 할 것 같아 열심히 증오해봤다

없는 브릭으로는 레고를 만들 수 없었다

입춘이라 더 추운 걸까

나는 매번 그랬듯 마지막으로 너를 쓸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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