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그녀를 만났다
살포시 어깨에 기댄
느낌도 없이 포근하기만 그때
비가 내렸다
어디서 둥둥둥 소리가 울렸다
비가 내리면 바위로 변해버린
물고기들이 소리를 냈다
나도 그곳에 있었고
그녀도 그곳에 있었다
첫사랑의 아픔을 감싸안아준 두번째 사랑
세상의 이치에 법도에 풍파에
그 사랑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아픔보다 포근함을 안겨준 사랑
그 두번째 사랑
다시 돌아가고픈 진정한 사랑
바람이 분다
비가 내린다
따가운 햇볕이 정수리를 쬐인다
다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그리고 다시 다가온 여름
그 두번째 사랑이 다시 시작한다
마음이 흔들린다
그것이 그해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