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원 콘서트 후기 그녀들이 사랑하는 이유

2부

by 향기나는남자

암흑 속으로 사라진 정동원.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화면을 통해 정동원이 나타난다. 성숙한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미션 제공. 이야기가 펼쳐지고 이야기가 끝날 무렵 멘트와 함께 나타난다.

"다시 가볼까요"

기다렸다는 듯 그녀들의 함성이 이어진다.

"네~에"

옆에 있는 오늘은 소녀인 그녀도 목소리 높여 소리친다.

음악이 터져 나오고 응원봉을 흔들고 박수 소리와 함성이 쏟아진다.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는 '흥'이란 곡이다.

'흥'이란 제목이 어울릴 만큼 흥이 나고 박수가 저절로 나온다.

그대의 흥 내 마음은 쿵
떨어지는 중이야 오늘 난 잘 수 없어
흥 풀어드릴 춤
그대에게 바치리 나 힘차게 터트려 흥
어흥 에헤라디야 흥 어흥
정동원 흥

노래가 끝나고 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워' '어' 하는 함성 소리가 쏟아진다.

약 삼초 간의 함성이 이어지고 동원 군의 멘트가 이어진다. 삼초 간의 함성은 군대에서 아침 점호 때나 들었는데 오랜만에 함성 소리에 기가 먹먹하다.

"좀 더 성숙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정동원의 '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멘트 하나가 나오면 너 나 할 것 없이 동원 군을 향한 사랑의 함성이 쏟아진다.

그리고 여기저기 들리는 "사랑해요"라는 한 마디.

누구에게 이 말을 전하든 두 사람 다 행복해지는 것 같다.

"영상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성숙한 아티스트가 되는 길은 쉽지 않은 길입니다. 하지만 그 길에 들어섰으면 끝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제 상남자니까요. 이번 영상에서도 보셨다시피 턱걸이 5세트 정도는 가뿐히 할 수 있죠. 다음에는 철봉을 한 번 준비하고 보여드리고 싶네요"

동원 군의 이 한 마디에 그녀들의 숨이 넘어간다.

"실제로는 15개 정도는"

그녀들은 멈출 수가 없다. 턱걸이를 15개 하는 동원 군을 생각하는 건지. 턱걸이를 하고 난 몸매를 생각하는 건지. 그녀들의 감탄사는 후자를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다.

'우와' , '에이'

동원 군을 믿는 응원과 그 반대의 응원 속에서 동원 군은 '두고 보자'는 열의를 다진다. 아마 다음번 콘서트 장에는 철봉이 설치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을 하면서 동원 군과 철봉 대결을 한번 해볼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원이 물병을 들자. 어수선하던 실내는 조용해진다.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온리 원이란 곡을 부르고 그때 콘셉트였던 락 스타일에 긴 머리와 지금의 짧은 머리 중. 뭐가 더 괜찮은지 물어보자. 사람들의 반응은 확실히 갈린다.

"제가 솔직히 궁금한 게 하나 있었어요. 긴 머리와 지금 짧은 머리 중 어떤 게 더 나아요?"

긴 머리와 짧은 머리라는 그녀들의 대답이 실내를 가득 채운다.

"긴 머리가 더 낫다 손"

그녀들의 반응은 뜨든 미지근했고 동원 군은 바로 인정한다.

"오케이 지금부턴 짧은 머리로 하는 걸로"

박수를 치고 '으하하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진다. 그녀들의 으하하하하는 뭔가 신난다.

"머쓱하니까 정동원의 쇼업 시작합니다. 저만 믿고 따라오시면 됩니다."

유쾌한 멜로디가 울려 퍼지고 그녀들의 응원봉, 박수 소리가 가득하다.

나는 동원이의 노래를 잘 모르지만 리듬에 따라 박수 치며 즐겼다. 노래가 끝난 뒤에는 어떤 말을 하는지 관심 있게 들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이뻤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익숙한 멜로디가 들린다.

띵 디리리 띵리리 띵 디리리 띵리리리 ㅋ

"쏘리 질러"

드디어 아는 노래가 나왔다며 소리를 목이 터져라 질렀다. 이제 한 곡 따라 부르겠구나. 내 목소리를 뽐내겠다 싶었다.

드디어 왔다~

"학창 시절에 " 노래를 부르려는데 뭔가 이상했다.

"그대가 너무 좋아 (좋아) 그대가 너무 맘에 들어 (맘에 들어)"

또다시 처음 듣는 노래였다. '사랑을 고백할 나이'

화면에는 가사와 함께 괄호 표시가 있었는데 그건 관람하는 우리의 몫이었다.

노래는 몰라도 뭐 한 노래하는 나로서는 박자와 리듬은 따라갈 수 있었다.

술자리에서 배웠던 어깨춤도 추면서 신나게 무대를 즐기다가 동원 군이 마이크를 넘겼을 때.

그녀들의 떼창이 이어진다.

"나도 이젠 사랑을~ 나도 이젠 데이트를~ 뜨겁게 해야 할 나이"

"나도 이젠 그대에게 나도 이젠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할 나이 사랑을 고백할 나이"


노래가 끝나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반응들이 이어진다. 함성 소리는 백배 커졌고 흥분되었다. 노랫말처럼 그녀들은 사랑을 고백할 나이라고 느낀 듯이 그때의 설렘이 묻어났다. 첫사랑 그 시절 손 한번 잡아 본 그놈, 첫 키스의 그놈, 첫..... 어쨌든 그놈을 생각하는 듯이 목소리는 그때 그 시절과 같았다.

두 곡을 연달아 불러 목이 탄 동원 군은 물병을 집어 들고 누구나 할 것 없이 동원 군을 위한 멘트가 이어진다.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 그것도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 잠시 생각해 봤다. 화려한 무대 속에서 한 사람을 위해 모인 사람들. 그 사람들의 함성을 온전히 받는다는 건. 좋을 것 같으면서도 무서웠다. 그리고 허무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조금만 상처받아도 힘들어한다. 그런데 두 시간 동안 열렬한 환호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마냥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내가 뭘 알겠냐? 수많은 군중 속에 서 있어 본적도 없는 놈이 말이다.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이번에는 물 마시는 시간이 꽤 흘렀다. 두 곡을 너무 열정적으로 부른 덕이 아니었을까?

사람들의 환호성도 더더욱 커져만 간다. 이제 분위기가 무릇 익어가는 것 같다.

"으아, 으아, 으아 힘드네요. 으아 이제 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익살스러운 멘트에 그녀들의 '으하하하하'가 터져버렸다.

여기저기 ㅋㅋㅋㅋㅋ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데 덩달아 기분이 좋다.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묘하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는 거짓 웃음이 아니라 정말 시원하게 웃는 웃음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네 쑈업이랑 사랑을 고백할 나이 이어서 들려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여기저기서 난리 났다. '좋아요. 좋아요' 눈에서 하트가 뿅뿅, 손도 하트를 그려 날린다.

"제가 중간중간 마이크를 넘겼는데 삼 년 만에 가사를 안 틀리고 제대로 하시더라고요. 감동 먹었습니다."

동원 군도 신인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그 시절을 보냈기에 지금의 동원 군이 있는 거겠지...



이런 프로가 있는 줄 알았으면 나도 도전을 했을 텐데 아쉬웠다. 내 노래 솜씨를 뽐낼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ㅋ 전국우총노래자랑은 동원 군 콘서트에서 사연을 작성한 사람들 중에 세 명을 뽑아 투표하는 방식이다. 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받은 사람과 동원 군이 함께 무대를 한다.

많이 듣던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따라 따따따 따 따 ~ 따라라라 라따라 라따라 라따라 따따~
따라 따따따 따 따 ~ 따라라라 라따라 라따라 라따라 따따~ 딩동댕~

"오늘도 전국우총노래자랑 많은 분들이 사연을 보내주셨을 것 같은데 어떤 사연이 있는지 한번 뽑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대 위에는 검고 네모난 통이 하나 놓여있다.
동원군은 검은 통 안에 손을 집어넣어 곱게 접힌 쪽지 하나를 뽑아 든다.

첫 번째 사연이었다. 성함은......
성함을 듣자마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터진다.
딱 듣자마자 웃음이 나는 그런 이름이다.

사연의 작성 방식은 이러했다.
자신의 이름과 좌석번호를 적고 사연을 적는 방식이다.

성함과 좌석이 소개되고 사람들은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사연자를 찾는 도리도리였다.

사역자는 손을 들고 카메라는 그녀를 비춘다.

지원 동기는 손녀가 신청해 주었는데 늦게나마 동원 군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내용이었다.

사연을 듣는 순간 어찌나 찡하던지 그 손녀가 누군지는 몰라도 참 고마웠다.

두 번째 사연은. 손을 들자마자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확실한 승패가 갈리는 순간이다. 환호성만 들어도 알 수 있다.

그녀의 사연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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