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원 콘서트 후기 그녀들이 사랑하는 이유

3부

by 향기나는남자

"첫 번째 지원자분 봤고요. 두 번째 지원자분 보겠습니다."

통안에 손을 넣고 이리저리 다음 참가자를 찾는 동원군.

고이 접힌 종이를 들어 펼쳐보며 이름을 부른다.

이름을 듣자마자 사람들의 '워'하는 소리와 경계의 눈빛이 느껴진다.

2층에 있다는 그녀를 찾는 수많은 눈 알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자 지원자분 손 한번 들어봐 주세요"

카메라에 조인된 그녀. 사연을 읽기 전 그녀들은 두근두근하는 마음이다.

정동원 님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 이곳에 일하고 있어서 깜짝 방문했다는 그녀.

우리 정동원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러 왔다는 말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된다.

"저보다 저 더 좋은 분이 여기 계신다고요?"

이 한 마디에 장내는 다시 한번 웃음이 흘러넘친다. '으하하하하' 언제 들어도 기분 좋다.

"아 남자친구분이구나"

공연장에 관련된 일을 하는 남자친구. 그리고 그를 멀리서 찾아온 그녀. 그런데 여기서 나도 감동할 만큼 이쁜 말을 전해주는 동원군이다.

"제 콘서트에 보면 가끔 끌려오시는 형님 분들이 계세요. 저는 형님 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그 형님들 덕분에 같이 오고 공연을 즐겨주시니까요"

세 번째 참가자분까지 호명되고 장내는 투표 현장으로 변했다.

투표 중에 가장 먼저 시행된 투표 방식은 다수결 방식이 아닐까 싶다.

"자 세 분 중 투표를 통해 한 분만 무대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번 참가자분 손"

손을 들으라는데 그녀들은 손과 입을 동시에 사용했다.

'우와' 우와? 우~ 와~ 우와~ 어디서 많이 들은 멜로디다. 이 멜로디를 알아맞히는 분들에게는 정동원 콘서트 티켓을 구경시켜 드립니다.

"2번 참가자분 손"

끝났다. 과반수가 이미 넘어섰다. 응원봉은 천장을 뚫을 듯하고 소리는 담장을 넘어 날아갔다.

"3번 참가자분 손"

1번보다 호응이 있었던 3번 참가자 그러나 2번에 미치지 못했다.

"2번 참가자분 손"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순간 2번 참가자를 무대 위로 모신다.

내가 달려 나가고 싶었다. 다음에는 정동원 노래 연습을 해서 한번 참가해 봐야겠다. 살도 빼고 얼굴도 관리를 좀 해서 말이다. 2번 참가자와 함께 남자친구도 무대 위로 모시기로 한다. 무대에 오르는 동안 사람들의 응원과 함성을 받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무대 위에 선다는 건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며 당황할 법도 한데 누구보다 당차고 누구보다 멋지게 인터뷰를 시작한다. 무대 중앙에 한 줄기 별빛 같은 조명이 레이저처럼 비춘다.

"반갑습니다. 우리 우주총동원분들에게 인사한 번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당찼다. 전라도 어딘가에서 왔다는 그녀는 구수한 서울말이 아닌 서울 말인듯한 말씨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사람들의 환호는 쏟아졌다. 그의 곁에 있던 남자친구도 인사말을 하자. 주변에서 부러움의 환호인지? 안심의 환호인지 모를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남성의 직업을 소개했고 "정말 훌륭한 일이라며" 남자친구를 띄워주며 호감을 샀다.

"혹시 저 때문에 싸우거나 이런 적은 없으시죠?"

남자친구분의 대답은 칼같이 나왔다. " 없습니다" 내심 서운한 동원군.

그래도 질투 쪼금 했다. 이랬으면 더 재미가 있었을 텐데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자.

"오~ 없었어요?"라며 이해심이 많은 남자라고 치켜세웠다.

이제 곡을 정해서 노래를 부르는데 곡이 두 곡으로 정해져 있는 듯했다. 오늘 곡은 어떤 걸 하냐는 물음에 '파트너' '짝짝꿍짝'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에 정동원 콘서트를 가실 분들 중 사연을 신청하시려면 이 두 곡만은 꼭 외워서 가길 바란다. 그럼 무대에서 당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파트너란 곡을 연습해 왔다고 파트너를 선택했고 무대는 시작되었다. 떨지도 않고 노래를 부르는 그녀. 멋졌다. 동원 군과 같이 춤도 추고 노래가 시작된다. 남자친구는 멀뚱멀뚱 바라보다.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찍기 시작했고 두 사람의 듀엣 공연은 관람객의 떼창을 부른다.


무대를 즐기다 보니 노래는 금방 끝이 났고, 반주가 멈추자. 자리로 돌아가려는 두 사람을 잡는다. 일반인이 사람들이 많은 무대에서 얼마나 떨렸겠는가. 무대가 끝나고 바로 자리로 돌아가려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동원 군은 싸인 CD를 선물했고 사진 촬영도 무대 위에서 함께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면 꼭 연습해서 이 기회를 노려보길 바란다.


사진 촬영을 할 때 당연히 셋이 함께 찍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의 선택은 둘 만이었다.


사람들은 그녀의 선택에 뒤로 넘어갔고 "하나 둘 셋 " 하며 사진 한 장이 남았다. 다음 차례가 있을 줄 알았는데 무대에서 내려오는 그녀와 남자친구. 사람들은 사진을 못 찍은 그 사람이 아쉬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수군대며 다 들리게 하면서 웃고 있다. '으하하하하' '으하하하하' 이제 익숙하다.




이제 무대는 댄스 타임으로 넘어간 듯했다. 무대 위 소개를 하는 동원 군은 무대에 앉아 신나게 춤을 춰보라며 권유를 했고 대신 자신을 너무 웃기지는 말라며 신신당부를 한다. 의자에 앉아 춤을 추는 그녀들은 개그맨인가 춤만으로 동원 군을 웃길 수 있다니 말이다.

"같이 춤추고 싶은 분들은 춤을 따라 추시면 되고요. 대신 저를 웃기게만 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자 그럼 여러분의 함성 소리로 만나보겠습니다. 우주총동원 쏘리 질러"

처음 시작할 때 어색했던 함성은 이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수원 실내체육관을 넘어 홈플러스까지 소리가 전해질 것만 같았다. 귀가 먹먹했고 목이 아파왔다. 쏘리 질러~ 눈치 보여서 산에서 '야호'라는 소리만 질러봤다. 그것도 옆에 있는 사람에게 눈치가 보여서 메아리가 맞은편 산을 터치하고 오기도 전에 사라질 정도로 말이다.

드디어 아는 노래가 나왔다. 홍경민의 흔들린 우정. 그 시절 얼마나 많이 불렀던가. 좌우로 손을 쭉쭉 뻗으면서 불러대던 그 노래. 반주부터 아주 익숙하다. 반주 중반 외치는 그의 목소리

"박수와 함성"

박수소리와 함성 소리가 더위에 지친 소도 깨울 듯한 기세이다.

허벅지가 남아나지 않는다. 마치 드럼처럼 더 큰 박수소리를 만들기 위한 몸부림.

"고민하고 있는지" 아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콘서트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불러보는 노래. 마치 내가 부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나는 노래를 잘 부른다. 사람들의 함성 소리가 나를 위해 울려 퍼지는 것만 같다. 이 사람들은 나를 응원하는 것인가?

"미안해 내 친구야~ 잠시 너를 기만했던걸~ 지금까지 너와 나의 우정이 아직도 좀 모자란가 봐.... 이해해 줘 내 친구야. 잠시 흔들렸던 우정을 누군가와 너와 나의 친구 사일 질투해 시험했던 거라 그렇게 생각해 줘" 늘 마지막 부분 '질투해 시험했던 거라 그렇게 생각해 줘' 아직 누군가의 질투를 받아 보지 않아서 목소리가 담벼락을 넘지 못했는데 오늘은 그 높디높은 담벼락을 그냥 넘어갔다. '나 이렇게 노래 잘해도 되는 건가? 가수로 나가야 하나?'

아 그런데 이 노래가 1절에서 끝났다. 2절까지 가야 하는데 더 높은 담벼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찬스였는데 말이다.

"소리 질러"

소리 지르고 있다. 목이 터져라. 뱃살아 빠져라 하며 소리치고 있다.

익숙한 멜로디 띤 띠리리 띤 띠리리 ~뺨빰빰빰빰....

"아 사랑이~ 타오르던 커다랗고 검은 그녀의 눈동자 안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을 둘만의 시간도 하투 브렉 쎄러뎃 나잇"

으쌰으쌰 신난다. 박수 치고 함성 지르고 노래 따라 부르고 신난다 신난다.

동원 군을 웃기기 위한 나의 몸부림 어깨춤 필살기를 펼쳐 보인다.

"오 마 줄리아" 난리 났다. 2002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쓴 것 마냥 실내는 흥분의 도가니.

화려한 불빛 속 백댄서와 함께 하는 열성적인 무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동원 군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그녀들의 시선이 함께한다.

"다 같이" 다 같이라고 마이크를 넘겼지만 이번에는 따라 부르지 않았다.

신나는 부분은 혼자 다 부르고 잠깐 쉬어가는 코너에서 마이크를 넘기다니. 흥!

노래가 끝나고 반주가 이어지는 막바지 구간. 동원 군의 움직임은 더욱 격렬해졌다. 저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마음과 함께 음정 하나 틀리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그가 부러웠다. 난 음정 하나 틀렸는데 그걸 갖고 계속 뭐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속상한데 말이다.

환호성은 이제 수원 홈플러스가 아니라 저 하늘 끝까지 닿는 듯 소리가 울려 퍼진다. 동원 군이 숨을 돌리는 만큼 그 환호성은 더 크고 더 오래 장내를 울렸다.

이쯤이면 모두들 알 것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빠지면 섭섭하다.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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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무대 덕분인지 숨을 돌리고 물을 마시는 시간을 즐기는 동원 군. 계속 울려 퍼지는 이 함성이 이제 익숙을 넘어 세뇌가 되려고 한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역시 여러분의 노래 실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칭찬에 함성 소리는 높아진다.

"여러분의 노래 실력은 정말 대단하고요. 춤실력 대단하지 않습니다."

실력이 좋지 않다는데 그녀들은 웃음이 더 커졌다. 밖에서는 못한다고 하면 화를 내던 그녀도 정동원 앞에서는 모두 무장해제를 하고 바라본다. '으하하하하'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다가왔다. 웃겨서 혼났다는 말에 진정을 하는 그녀들이다.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기는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물 한 모금을 다시 마시는 동원 군.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
"잘생겼다. 정동원. 잘생겼다. 정동원 "

처음 발매될 때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독백'과 '여백' 드디어 시작된다.

독백은 가사가 좋다. 마치 세상에 홀로 남은 내가 된 것처럼 마음이 시렸다. 독백과 여백을 왜 같이 부르는 줄 알았다. 전화기 충전은 잘하면서 왜 자신의 삶은 충전을 하지 못하냐는 노랫말에 흠뻑 빠져들었다. 마음에 여백. 쫓기는 인생. 마지막 남은 인생은 아름답게 피우리라.

누구나 인생을 꽃피우고 살고 싶다. 화려한 꽃도 좋고 수수한 꽃도 좋다. 무엇으로 피어나든 아름답게 꽃을 피우길 바란다. 당신은 아름다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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