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었다.
6. 산후우울감은 많이 힘든가요?
"보통 출산 후 4주 사이에 호르몬의 변화로 우울감을 겪게 되는데 그걸 산후우울감이라고 한다."
출산 전 육아 책에서 이 문구를 읽었을 때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힘들기야 하겠지만 우울감에 시달릴 정도겠어?'하면서 가볍게 넘겼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보니 남의 일이 아니었다. 호르몬이 스멀스멀 퍼져 어느 새 나는 심신미약자가 되어 있었다. 조리원 의사가 던진 말은 그저 하나의 계기였다. 그전에도 나는 난생 처음 엄마가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불안해했다.
조리원에서는 아기가 하루 두 번 방으로 오는데 그때마다 너무 작고 연약해서 손가락 하나 건드리는 것도 겁이 났다. 오밀조밀한 미간에 주름이라도 가면 뭐가 불편한 건지 몰라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안는 것 하나도 쉽지 않았다. 목도 못 가누는 아기가 불안해서 선생님들이 알려준 대로 순서를 짚어가며 안았다.
그나마 남편이 같이 있는 동안에는 서툴지만 함께 하는 동지가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었다. 문제는 남편이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남편을 웃는 낯으로 배웅한 후 방 안에 앉아 괜스레 혼자 서러워 눈물 지었다.
불안감은 과도한 의욕을 낳기도 했다. 원래 초유만 먹이고 단유할 생각이었다. 애시당초 치밀유방이라 젖이 잘 도는 몸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고 모유 수유는 막연하지만 너무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젖이 빨리 많이 돌았고 모유 수유는 못난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욕심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잘 쉬고 나가겠다는 계획은 그렇게 폐기처분 되었다. 수유콜이나 모자동실보다 휴식을 취하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은 불안감과 욕심의 콜라보로 뒷전으로 밀려났다. 어느 순간부터 모자동실이 아닐 때도 아기를 데려와 젖을 물리고, 졸음을 참고 3시간마다 유축을 해 신생아실로 넘겼다.
진짜 지금에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아기를 데리고 나와 그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좀 덜 열심히 했을 것이다. 육아가 장기전이라는 기본적인 명제를 그때 나는 잊고 있었다.
조리원에서 나갈 때쯤 아기를 보는 것에 조금은 익숙해져 겉보기에는 많이 안정을 찾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산후우울감 녀석은 나의 피로와 끝나지 않는 불안감을 먹고 은밀하게 덩치를 불리고 있었다.
퇴소 하루 전 날 분만병원 소아과에서 전화가 왔다.
아기의 스크리닝 검사 결과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