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8단계 3
이제 요가의 8단계 중 내적 정화 수련인 프라트야하라, 다라나, 디야나, 사마디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다섯번째 단계인 프라트야하라, 제감법(制感法) 입니다. 외부로 향하는 감각을 내면으로 돌리는 감각의 제어를 뜻합니다. 즉, 감각이 고요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미각, 후각, 청각, 시각, 촉각 이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일어나는 외적 욕구들을 통제하는 수련 입니다.
예컨대, 명상을 하려고 눈을 감고 앉아 있을 때 누가 부르는 것 같은 소리에 눈을 떠 움직이거나, 공부를 하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책상 위가 지저분해 집중이 안 되는 것, 코 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냄새로 의식이 흘러가는 것,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소음으로 마음이 흐려질 때, 견물생심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닌데 눈에 보여 물건을 구매하는 것 등 이러한 오감을 통제하여 내면으로 의식을 돌리는 것 입니다. 감각이 쉽게 외부로 향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평소 주변을 정갈하게 하고 공간을 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여섯 번째 다라나, 집중법(集中法) 입니다.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는 것으로 집중하고자 하는 대상을 연속적으로 집중하는 것을 말합니다. 5단계의 수련이 안 된다면 연속적인 집중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집중이 잘 되면 빛이 보이기도 합니다. 한때 저는 이 집중 훈련을 위해 벽에 약 1cm 지름의 까만 점을 붙여놓고 눈을 감지 않고 바라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눈에서 금방 눈물이 나고 참을 수 없는 아픔이 느껴져 오래 지속하기는 어렵지만 점차 익숙해 지면 까만점 주변에서 빛이 보이기도 합니다. 촛불을 켜놓고 바라보는 훈련도 집중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외적인 집중의 대상을 정하지 않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자신의 신체 일부인 코끝, 배꼽 등에 의식을 집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곱 번째 단계는 디야나, 명상입니다. 의식의 강력한 각성 상태 즉, 여섯 번째 단계에서 대상을 연속적으로 주시하는 것을 넘어서 그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되는 상태입니다. 무아지경, 혹은 공의 상태로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그런 상태입니다. 수행자들이 자리를 잡고 명상에 들어갔다가 자신은 잠깐 머문 것 같은데 눈을 떠보니 수 시간이 지난 상태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무아지경에 빠지는 황홀한 상태를 경험한 적이 있기는 합니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이며 그 순간에 빠져 기쁨이 샘 솟습니다. 집중이 너무 잘 되어 멈추고 싶지 않아지는 그런 상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게 진정한 명상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여덟 번째 단계는 사마디, 삼매(三昧)입니다. 초의식의 절정에 이르러 깨달음을 얻는 단계입니다. 아직 이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에 할 수 있는 설명이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단계들의 수행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절대 이르지 못할 경지입니다.
요가가 단순히 하나의 생활운동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체계화된 요가 수련의 8단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 요가 수련의 8단계를 반드시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요가와 함께 하는 삶의 태도를 갖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