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옴(om)소리에 왈칵 나온 눈물

by 서빈

우리 몸에는 72,000개의 나디(nadi, 에너지가 흐르는 통로)가 있다. 그 중, 중요한 세 가지 나디(nadi)가 바로 핑갈라(pingala)와 이다(ida), 수슘나(sushumna)다. 먼저 핑갈라는 우리 몸 오른쪽에 위치한 나디로 양의 에너지가 흐르는 통로이며, 주로 욕망을 일으킨다. 반대로 우리 몸 왼쪽에 위치한 이다는 음의 에너지가 흐르며,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핑갈라와 이다의 균형 잡힌 활성을 알아보는 손쉬운 방법은 양쪽 콧구멍이 똑같이 뚫려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교 호흡’을 통해 가능하다. (*교 호흡은 파드마아사나(padmasana, 연꽃 자세)에서 시작한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구부린 뒤 엄지로 오른쪽 코를 막고, 왼쪽코로 숨을 5초간 들이 마신다. 그 뒤, 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왼쪽코를 막고 숨을 잠시 멈췄다 오른쪽 코로 숨을 길게 내쉰다. 이렇게 양쪽코를 번갈아가며 5~6회 반복하는데, 시작과 끝은 반드시 왼쪽이어야 한다.)



핑갈라와 이다가 균형을 이루며 에너지가 흐르는 길이 바로 수슘나인데, 이를 통해 쿤달리니(kundalini, 인간 안에 잠재된 우주 에너지)가 흐른다. 쿤달리니가 각성된 사람들은 창조력이 무한해지며,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지복의 상태를 체험한다고 한다. 언젠가 이에 대한 내용을 책에서 읽고, 꾸준히 요가 수련을 이어나간다면 죽기 전에 한번쯤은 쿤달리니 에너지의 도움을 받아 인생 작을 쓰는 날이 올까 생각한 적이 있다. 교육 시간에 그에 대해 여쭤봤더니, 원장님은 요가 수련을 하는 근본적 이유가 쿤달리니 각성에 있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셨다. 또한, 쿤달리니 각성 그 자체 보단 현재 자신이 지닌 에너지의 균형을 돌보는데 좀 더 마음을 써보라 조언해주셨다.


미국 뉴욕의 요가원 'The Shala'(출처: @saraswathijoistour 공식 인스타그램)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몸을 돌보는데 쓴다. 일어나 씻고, 먹고, 입고, 화장하는 이 모든 시간은 사실 ‘몸’을 위한 시간이다. 그에 비해, ‘마음’을 돌보는 데는 얼마의 시간을 쓰는가. 내 경우엔 요가 수련을 하는 시간이 그에 해당할 거 같은데, 이 또한 아직까진 아사나(asana, 요가 동작)에 집중하는 시간에 가깝기에 결국 몸을 위한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문에 명상이 필요하다. 가만히 있어도 코 사이로 자연스레 오가지만, 눈을 감고 집중하지 않으면 절대 알아 챌 수 없는 숨. 명상은 그 숨을 가만히 앉아 들여다보는 것이다.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다. 코끝을 스치는 숨을 바라 보기위해, 머릿속 수많은 생각들을 지워야 하기 때문이다.



두 달 전쯤, 명상을 배우기 위해 1일 명상 코스를 다녀온 적이 있다. 하지만, 그날 앉아있던 한 나절 동안 내가 잡생각 없이 오로지 숨만을 들여다본 건 채 5분도 안된 듯하다. 그날 이후, 욕심을 내려놓고 5분, 10분, 15분, 이렇게 매달 5분씩 명상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잠시 한눈팔면 바로 생각에 빠져 숨을 놓치기에, 아쉬탕가 마이솔 수련할 때 마음속으로 구령을 외워 생각을 떨쳐내듯 1~10까지 숫자를 반복적으로 세며 명상을 하는 중이다. 휴대폰을 들면 15분이 금방 가는데 명상하는 15분은 어찌나 긴지, 아직은 하루하루 매우 어려운 숙제를 하는 느낌이다.


미국 뉴욕의 요가원 'The Shala'(출처: @saraswathijoistour 공식 인스타그램)


요가 수련과 명상을 꾸준히 이어온 사람들은 표정과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다르다. 그 만이 내뿜는 에너지가 주변 사람에게 감동과 활력을 준다. 작년에 뉴욕 요가 여행을 떠나기 전, 주변 선생님들이 내게 “수련을 하다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런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그게 어떤 기분일지, 왜 눈물이 나오는 건지’ 궁금하기만 했다. 근데, 생각지도 못하게 뉴욕에서 이를 경험했다. 구루지 파타비조이스의 딸 사라스와티 조이스의 USA투어에 참석했을 때였다. 눈물이 왈칵 나온 건, 사바아사나(savasana, 송장자세)때도 아니었다. 운 좋게도 내 매트 바로 앞에 사라스와티 조이스가 서서 만트라를 시작했는데, 수련실을 꽉 채운 그녀의 옴(om) 소리에 이미 눈물이 살짝 고였고 사마스티티(samasthiti, 바르게 서는 자세)에선 고인 눈물을 닦고 수련해야만했다. 당시엔 눈물의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녀가 내뿜는 에너지에 감동해서 나도 모르게 흘린 눈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물을 닦고, 활력 넘치게 수련을 이어갔던 그날을 기억해 본다면 그게 참 이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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