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스웻라이프(sweat life)

by 서빈

내가 가장 기대한 시간이 찾아왔다. 총 20주의 요가 지도자 과정 중에 4주차에 걸쳐 진행되는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교육이다. 편의상 ‘아쉬탕가 요가’라 불리지만, 정확한 명칭은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가 맞다. 특히 ‘요가’라 하면 정적인 움직임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는 그와 정 반대 성질의 것이다. 구루지 스리 K. 파타비 조이스에 의해 체계가 확립된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는 역동적인 형태의 하타 요가로, 총 6개의 시리즈로 구성된다. 1단계 프라이머리 시리즈부터 전굴, 후굴, 들어올리기, 머리서기 등 다양한 자세로 구성되며, 그 안엔 몸을 정화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가 포함돼있다.



나는 7년 전 홍대의 한 요가원에서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를 처음 접했다. 요가원에 들어서자마자 맡은 인센스 향과 수련실 내 경건한 분위기 등은 당시 내게 꽤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매 시간마다 다양한 동작들로 구성되는 빈야사 요가 수업과는 달리 동작의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점 또한 잠들어있던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근력이 부족했던 나는 야무진 전투 의식을 이내 접어야만 했다. 그렇게 낯선 요가원의 분위기에 적응하며 천천히 수련 자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의 요가원 ‘Brooklyn Yoga Club’


돌아보면, 나에게 있어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의 가장 큰 장점은 수련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쉼에 따라 동작이 쉼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수련에 집중하지 않으면 그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수련을 하며 여러 걱정과 잡생각들로부터 잠시나마 멀어질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얻는 셈이다. 하지만 수련한지 5년이 넘어가며 위기가 찾아왔다. 주로 1시간 기준의 아쉬탕가 하프(half)수련을 해온 나는 어느 순간 익숙한 동작을 ‘습관’처럼 하곤 했다. 이 말은 즉, 수련할 때 집중을 잃고 딴 생각에 빠질 때가 많다는 이야기기도 했다.


결국, 나는 현실적 제약(?)으로 미루고 또 미뤄왔던 아쉬탕가 마이솔(mysore, 선생님에게 받은 진도만큼 자신의 호흡 속도에 따라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를 수련한다.)수련을 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내가 다니는 요가원은 일반 수련생보단 요가 강사들이 주로 다니는 곳이라 수련 시작 시간인 오전 7시 이전부터 많은 분들이 수련을 이어간다. 그 덕에 나는 늘 열기로 후끈한 수련실에 입장하고, 시작 자세인 수리야 나마스카라A(surya namaskara, 태양경배 자세) 5번을 마치자마자 흘러내리는 땀을 닦곤 한다.


미국 뉴욕의 요가원 ‘Brooklyn Yoga Club’


실은 그전까지 나는 땀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건 큰 오해였다. 그동안 땀이 많이 나지 않았던 건, 내 몸에 적당한 수준의 수련만 이어갔기 때문이었다. 젖은 요가복과 매트 타월, 핸드 타월을 매일 세탁하며 점점 여름이 두려워지고 있다. 물론, 이 땀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가르바 핀다아사나(garbha pindasana, 자궁 속 태아 자세)를 할 때다. 이 자세는 파드마아사나(padmasana, 연꽃 자세)자세에서 종아리와 허벅지 사이로 각각 양손을 끼워 넣는데, 손이 매끄럽게 통과하기 위해선 미끄덩한 땀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땀이 부족한 분들은 보통 다리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데, 나는 자연스레 그 과정이 생략된다.



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하던 중, 매거진 B(magazine B) 팟캐스트를 듣게 됐다.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이 주제라 더욱 관심이 갔는데, 시작부터 편집자의 이야기에 큰 위안(?)을 받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는데 얼마의 시간과 돈을 쓸 수 있는 가로 ‘삶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시대란 것이다. 취향이나 스타일은 일정부분 곁눈질로 학습이 가능하지만, ‘건강한 삶’이란 좀처럼 흉내 낼 수 없는 궁극의 럭셔리란 말도 덧 붙였다.



실은 이번 주 내내 마음이 산란했다. ‘안정’ 대신 ‘불안’을 택한 내 삶을 잠시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덕에 규칙적인 수련과 건강한 식사가 가능했고, 또 그 덕에 달고 살던 비염 약 없이 상쾌한 하루를 보내며 잔병치레 하나 없이 오랜 시간 건강한 몸을 유지 중이다. 이리저리 흔들렸던 20대에 비해 마음의 근력 또한 늘어났다(고 믿는다). 그러니 감사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보듬자. 내 땀도, 나만의 ‘스웻라이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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