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위한 필사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황선우>
틀림없이 상실을 겪을 줄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아무 관계도 맺지 않는 안전보다는 다 가졌다가 전부를 잃어버리는 위험한 선택을 한다.
황선우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_끝을 알고도 시작하는 사랑>
우리가 함께 걸었던 사연 많은 길도. 너의 배려가 묻어나던 진지한 물음도. 의미 없이 네게 물들던 마음도. 한없이 가볍고, 무겁던 시절. 어차피 안될 사람이라면서 너를 마음에 품었던 무모함을 '조약돌처럼 둥근 너의 마음이 좋아서'라고 에둘러 포장했던 날들. 가지 않을 것 같던 마음 가고, 오지 않을 것 같은 이별 오고. 사는 건 참 시시하고 재미있지. 슬프고 애잔하지. 틀림없이 그리될 줄 알면서도, 애달픔이 성글 때. 진짜 이 별에서의 이별이 왔다고들 하던데.
가진 건 흐르는 시간의 속절없음과 멈춘 시간의 연민뿐.
글을 읽으며 오래전 너를 소환하는 이 밤은 누구에게도 닿지 못할 애도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