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이 속상해 엉엉 울어버렸다.
이렇게까지 속상하고 마음이 아플 수 있나, 그 순간은 나도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찌할 줄을 몰랐다.
내게 가장 가까운, 나를 가장 사랑한다고 믿었던 가족, 엄마.
엄마가 내가 사랑하고 앞으로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나의 사람에게 차갑게 대했을 때,
그런 상황에서 내게 표현하지 못하지만 스치듯 상처받은 나의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이성을 잃어버렸다.
도대체 이 결혼이 뭐길래.
내가 아프고 속상한 것으로 모자라, 나의 부모는 다른 귀한 자식에게도 이런 상처와 속상함을 주는가.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족한 결혼.
부족하다는 것은 나의 기준이 아닌 그들의 기준이지만, 그래도 부모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죄송스러워 최선을 다하려는 우리는 보이지 않는지, 우리는 계속 상처받고 상처받는다.
그 상처를 주는 사람이 내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라는 것은 나를 두 번 세 번 더 아프게 하고, 내 사람의 상처받은 얼굴을 보았을 때,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하는 얼굴을 보았을 때 나는 참을 수 없어졌다.
그 속상함은 이루 말로 할 수 없고 울분이 터져 나왔다. 너무너무 속상하다고,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목 놓아 엉엉 우는 것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괜찮다고 나를 달래고 쓰다듬어 주는 내 사람이 안쓰러웠다.
점점 더 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었던 나의 가족에게서 멀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결국 사람은 각자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고 그로 인해 행동하게 된다.
머리로 이해하지만 마음에 생겨난 상처는 이해로 넘어가지지 않는다.
엄마는 나의 여러 가지 것들이 서운하고 속상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내 사람에게 차갑게 대하고 나에게도 모진 말들을 쏟아 내는 것이겠지. 일부러 상처 주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머리로 안다. 하지만 상처받았고 아프고 속상한 내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다.
나의 가족에게 이 아픔, 서러움, 속상함을 터트려 그들을 속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최대한 버티는 중이다.
언제까지 어떻게 버텨내고 참아낼 수 있을지.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