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iel May 10. 2022

후회하지 않는 것은 나의 선택이기 때문에

부제 : 내 인생은 꽤 괜찮은 인생이라구

반대하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부모님과 꽤 많이 부딪혔다.

걱정이라는 큰 무기를 장착하고 나에게 쏟아내는 수많은 말들은 나를 아프게 하곤 한다.


지극히 편파적인 상상을 통해 뱉어내는 나의 또 다른 삶, 인생.


'그때 그 선택을 말렸더라면 이렇게 되었을 텐데'

'그때 이렇게 하라고 강제로 시켰으면 이렇게 되었을 텐데'

'그때 이렇게 했으면 지금 이렇지 않았을 텐데'


결국 이 말들은 지금의 나는, 나의 삶은, 부모가 보기에 아주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 이 결혼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나는 내가 살아온 내 인생에서 아쉬운 점들은 있어도 크게 후회한 적은 없었다.

적어도 내 인생에서의 큰 선택들을 나 스스로 하게끔 만들어 준 부모님의 덕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자율적으로, 독립적으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그렇게 키워주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한 선택인만큼 열심히 했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나의 삶이, 나의 인생이 자신들의 기준에 아주아주 부족하고 못 미친다. 지금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여태까지의 나의 선택은 잘못되었다, 그런 선택을 하게 둔 자신들이 부족했다,라고 자기 비하을 한다면 이것은 자기 비하일까? 아니면 나를 비하하는 걸까?

여태까지 열심히 살아온 나의 인생은 무엇이 되는 걸까? 다 부질없고 의미 없고 무가치해지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책임감 있게 매사에 열심히 하고 이해력도 빠른 편이고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도 좋았다. 내 자리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했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았고,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면서도 내 일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모든 내 인생에 100% 만족할 수는 없다. 가끔은 그때 그런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인생에 아쉬움이 남는 포인트는 누구나 있기 마련 아닌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내 인생을 후회한 적은 없다. 말한 것처럼 나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후회할 필요가 없었다. 그 바탕에는 내 인생의 중요한 선택들은 모두 내가 고민해서 직접 결정했고 그렇기 때문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결혼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가 하는 선택이기에 이 결혼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후회하면서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고 즐기면서 살고 책임감을 가지고 살 것이다.

아쉬움이 있을 수 있어도 그 선택을 후회하고 자책하며 남 탓을 하고 살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나의 선택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선택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전 05화 참을 수 없이 속상해 엉엉 울어버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