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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el May 27. 2022

부모 벗어나기

유전자로, 피로 이어진 사이가 부모 자식 간의 관계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규정된 관계는 끊으래야 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나를 낳지 않았다면 나는 이 세상에 없었을 테니.

나와 그들의 유전자 검사를 하면 분명 99.99% 일치함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요즘 들어 나는 절반짜리 독립을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20살 때부터 떨어져 살면서 누구보다 독립적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사실은 완전한 독립이 아니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상황에서 내가 이렇게까지 휘둘리는 것은 정서적 독립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라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떨어져서 지내고, 나 스스로 돈을 벌고, 그 돈을 내가 스스로 계획해서 지출하고 모으면서 생활하는 사회적 독립은 일찌감치 했는데, 부모가 바라는 것, 부모가 원하는 것, 부모가 시키는 것에 대한 거절, 거부하는 것에 대한 은근한 불편함, 두려움, 걱정 등을 보니 정서적 독립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정서적 독립이라는 것이 나 혼자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부모님 역시 나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하고, 나를 어른으로 인정하고, 품 안의 자식이 아닌 이제 별개의 인간으로 인정해야 나에게서 강한 애착을 내려놓고 정서적으로 분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나 역시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독립된 인간으로서 내 의견을 말하고 설득하고 반대에 부딪혀도 어떨 땐 굽히지 않고 밀고 나가는 모습도 보여야 그들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나와 나의 부모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의미로는 부모에게서 벗어나야 온전히 "나"가 생긴다.

그것을 놓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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