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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진 Feb 27. 2024

프롤로그 - 비밀의 방에 입성하다

비밀의 방이 뭐길래

몇 년 전이었다.


우연히 직장 동료의 재개발 투자 이야기를 듣게 됐다. 결혼하며 지원받은 금액은 탈탈 털어 뉴타운으로 유명한 서울 한 지역의 재개발 물건을 매수하고 신혼집은 전세로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참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던 동료는 나에게 비밀의 방에 대해 조심스레 알려주었다.


제가 시어머니 통해서 겨우 입성한 카톡방이 있는데

혹시 자리 나게 되면 알려드릴까요?


오픈카톡방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나는 동료의 이야기가 모두 의문 투성이었지만, 동료의 말을 들으며 본능적으로 카톡방 입성을 다짐했던 것 같다. 


대체 어떤 카톡방이길래 1500명이 다 차고, 자리가 나도 몇 분만에 바로 다시 채워지는 걸까? 

그때만 해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관심 있으면 지금 얼른 들어오라며 카톡방 링크와 숫자 네 자리로 된 비밀번호를 전달받았다. 그렇게 나는 비밀의 방에 입성하게 됐다.


비밀의 방은 참 신기한 곳이었다. 매일 부동산과 각종 투자에 관한 뉴스 기사가 올라오는데, 거기에 저마다의 경험과 코멘트가 계속 이어졌다. 덕분에 카톡방은 매일 불이 나기 일쑤였고, 조금만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300+가 태그된 비밀의 방과 마주하곤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부동산이니 투자니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당시 나는 카톡방에 올라오는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조차 없었고, 그때 처음 FOMO를 경험했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우물 밖으로 나올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비밀의 방에 입성하게 된 나는 공석이 나자마자 남편에게도 네 자리로 된 비밀번호를 전달했고, 우리 부부는 그렇게 비밀의 문을 열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바로 그 비밀의 방이었다. 그 방을 통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부터 연재할 나의 딴짓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지난 몇 년 간의 나의 딴짓들을 풀어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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