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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진 Mar 01. 2024

뇌구조를 바꾸고 싶어서

당신의 금융이해력은 안전하십니까 

비밀의 방에 입성하고 처음 든 생각은 나의 뇌구조가 비밀의 방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성실하게 공부하고 일하며 자기 계발을 통해 나의 몸값과 가치를 올리는 것, 약 20년 간 그것만을 목표로 살아왔던 내게 자본주의와 돈에 대한 이야기는 어렵기 그지없었다.


지금이야 많은 부모들이 경제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깨닫고 그들의 자녀들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 노력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경제교육에 대한 니즈는 그만큼 크지 않았다.


특히 나의 경우엔 자녀들과 돈 이야기를 하기 꺼려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에 20대부터 사업을 운영한 아빠가 있음에도 부모님과 돈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거의 없다.


수학, 영어는 잘하는데 금융 이해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해서인지 최근 경제 문명을 없애기 위한 학교 금융교육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2025년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금융과 경제생활이' 선택과목으로 추가되는 정도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돈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그리고 사회로 나오는 그 즉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깨닫게 된다. 돈과 금융에 무지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학창 시절 누구보다 좋은 성적을 이뤘고, 좋은 학벌을 가졌지만 돈에 대해서는 참 무지했던 나였다. 뇌구조를 바꾸며 깨닫게 된 사실은 학력과 학벌이 좋다고 무조건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학력과 학벌은 좋지만 엘리트 의식에 사로잡혀 실물경제에 대한 감은 잡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비밀의 방에서 나오는 정보의 상당수를 내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나의 뇌구조가 그 유형의 정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익숙해질 때까지 나는 나의 뇌구조를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뇌구조 바꾸기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뇌구조를 바꾸기 위해 내가 노력한 것은 크게 3가지였다.


1. 매일 경제 뉴스 기사 읽기


이해력을 높이고, 경제 관련 이슈들에 익숙해지기 위해 매일 아침 뉴스 기사를 읽고 모르는 용어를 정리했다. 출퇴근길을 활용해 하루도 빠짐없이 주요 내용들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자 점점 내 머릿속에 기사 간의 연결고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2. 부동산 공부하기


두 번째로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비밀의 방에 입성했던 시기는 부동산 시장이 이제 막 달아오르기 시작하던 때였다. 자본주의 입문을 위해서는 땅 공부가 필수적이라 생각했고, 관련 정보에 나를 반복 노출하며 아는 영역을 하나하나 넓혀나갔다. 


그 결과 '청무피사'도 모르던 내가 투자자들이 쓰는 은어들을 거침없이 쓰는 수준에 다다랐다.


3. 주변 인맥 바꾸기


마지막으로 주변 인맥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주변 사람 5명의 평균이 나다


나를 바꾸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바꿨다. 나를 둘러싼 새로운 사람들은 철저히 자본주의가 탑재되어 있었고, 그렇게 주변 사람이 바뀌자 대화주제도 바뀌기 시작했다.


맛있는 음식먹고 놀거리를 찾는 일상 이야기가 전부였던 내가 어느새 부동산, 주식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돈 버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럼 과연, 나의 뇌구조를 바꾸는 데에는 얼마나 걸렸을까?


내 생각의 연결고리를 바꾸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거부감 없이 (= 큰 어려움 없이) 돈 버는 이야기를 흡수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20년 가까이 형성된 나의 뇌구조를 바꾸고 드디어 "부린이"가 되었다. 그리고 비밀의 방 문을 드디어 열고 새로운 퀘스트와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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