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파크 키즈카페
잘 놀고 잘 쉬다 갑니다
어느덧 내일이면 태국으로 떠난다. 마지막 일정을 고민하다가 Avenue K에 있다는 키즈카페를 가기로 했다.
SuperPark Malaysia
Unit 4-1, Level 4, Avenue K, Shopping Mall, 156, Jln Ampang, Kampung Baru, 50450 Kuala Lumpur, Wilayah Persekutuan Kuala Lumpur, 말레이시아
널찍하고 한산한 편이라 치이지 않아서 좋지만, 시설 자체는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큰 특별함은 없었다. 가볍게 아이와 몸 풀러 오기 좋은 정도. 키즈카페 중앙에 있는 클라이밍을 하려면 운동화가 필수이다. 뚜가 전날 배운 클라이밍으로 자신감이 가득할 때였는데, 하필 샌들을 신고 가는 바람에 매우 아쉬워했다. 클라이밍 앞에는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슬라이드가 있고 직원들이 안전하게 진행한다.
한 시간 반 남짓, 아무래도 친구 없이 혼자 놀다 보니 흥이 나지 않았나 보다. 다른 애들을 슬쩍 보고 다니며 깨작거리더니 이만 가자고 했다. 남은 시간은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이왕 나온 김에 수리아몰이나 또 가자 싶어 발길을 돌렸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코코넛향으로 그동안 많이 못 먹었던 뚜를 위해 딘타이펑을 가봤다. 결과는 대성공! 대부분의 음식이 우리 입맛에 잘 맞아서 오랜만에 뚜가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진즉 여기만 올 걸 그랬다. 그동안 뚜가 못 먹고 남기는 음식을 내가 다 먹어서 뚜는 말라가고 나는 포동해지고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가격도 좀 더 저렴해서 다음에 또 이곳에 올 기회가 된다면 자주 이용할 것 같다.
만족스러운 점심을 마친 후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또 서점을 갔다. 초반에 샀던 그 만화책을 더 사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는 팔지 않는 책이기에 몇 권 더 쟁이기로 했다. 가격도 3~5천 원대로 착하고 가볍고 얇아서 남은 여행에도 충분히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 덕분에 뚜가 남은 여정동안 이동할 때마다 지루하지 않게 잘 버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쇼핑몰을 나오면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들렀다. 우리나라 요아정과 비슷한 가게라고 한다. 뚜가 먹고 싶다길래 카드를 주며 직접 주문해서 사 오라고 시켜봤다.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직원 언니랑 몇 마디 주고받더니 결제를 하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의기양양하게 들고 왔다. 한 달 살기로 어학원이나 국제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에 비하면 참 작은 경험이지만 뿌듯한 표정을 보니 아이에겐 큰 추억이 될 것 같았다.
드디어 태국으로 떠나는 날.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날에 그랩으로 공항 가는 택시를 예약해 뒀고, 짐 정리도 해놨었다. 마지막으로 놓고 가는 물건이 없는지, 냉장고에 못 먹고 가는 음식이 없는지 모두 확인한 후 1층 로비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그랩을 기다렸다.
8일. 말레이시아에 대해 내가 잘못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시간들이었다. 직접 와본 쿠알라룸푸르는 아이를 키우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는 걸 느꼈다. 먹고살 걱정만 없으면 몇 년 와서 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아직 쿠알라룸푸르에서 못 해본 것, 못 가본 곳들이 많기에 한 달 살이도 해보고 싶다. 잘 쉬고 잘 놀다 간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들어와 햄버거를 아점으로 먹고, 커피를 사러 갔다. 많고 많은 공항 내 카페 중에 이 카페를 갔던 것을 후회한다. 직원이 뚜껑을 대충 닫아준 탓에, 커피를 마시다가 뚜껑이 열리며 커피가 내 가방에 다 쏟아진 것이다. 다른 것들이야 세탁하고 닦으면 그만인데, 큰 문제가 생겼다. 여권!!!
나와 뚜 여권 모두 귀퉁이에 조금씩 커피 물이 들어버린 것이다. 아무리 톡톡 닦고 말려도 커피색은 빠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불안이 시작됐다.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경우, 입국 수속을 할 때에 여권을 꼼꼼히 살핀다는 걸 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급히 검색하는데, 여권에 손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입국 거부가 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얘기들이 나왔다. 아... 내가 왜 커피를 마시겠다고 고집을 부렸을까. 남편에게 이 사태를 알리며 운 나쁘면 우리는 오늘 태국에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편은 그 정도 작은 얼룩은 별로 신경 안 쓸 것 같다고 걱정 말라했지만, 나는 이미 머릿속에 거부당할 경우에 그다음에 뭐를 해야 하는지 계속 생각했다.
그렇게 걱정을 한 아름 안고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제발 잘 통과하고 남은 여정도 잘 해낼 수 있길.
[쿠알라룸푸르 아이와 가기 좋은 곳]
- 반블티 투어(+핑크모스크, 바투동굴)
- 키노쿠니야 서점(수리아 klcc몰)
- 페트로사인스 과학관(수리아 klcc몰)
- 윈드랩, camp5 클라이밍(1 Utama 몰)
- 키자니아
* 개인 사정으로 당분간 연재를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의 작은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6개월 후에 남은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태국부터가 더 재밌었는데... 아쉬워요. 금방 다시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