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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부신 날 Nov 01. 2023

(책꼬리단상) 가장 자신 있는 일

그게 사랑이라면

[가장 자신 있는 일]



사랑은 비추고 들추는 감정이었다. 내가 무시할 수도 있고, 외면할 수도 있는 것들에 나의 시선이 머물게 하는 빛. 어쩌면 내 이름으로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가장 자신 있는 일이었다.

(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 김서해)




가장 자신있는 일은 뭘까.
다시 허허벌판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묻습니다.

사랑, 이 가장 자신 있는 것이라면
사랑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랑만으로 이 험한 파도를 넘어갈 수 있을까.


회사를 그만 두겠다는 말을
아내에게 하는 순간,
얼마나 걱정할지 알기에
혼자 전잔긍긍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내딛습니다.

몰래 넣은 이력서들은 답이 앖고
견디기 힘든 회사는 계속
내 영혼을 갉아 먹습니다.



이제 은퇴를 해야 하나, 싶어
전혀 다른 단순 직종에도 밤늦게 이력서를 넣어봅니다.
아직 가족들은 아무도 모르고
오직 신만 아십니다.
그래서 눈물은 신만 닦아주십니다

이력서를 적다보니
실무역량, 스킬
자신 있는 것을 적는 칸이 나옵니다.

사랑?
이라고 적으면.
어, 이 친구봐라, 하면서
면접이라도 보게 해줄까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나를 표현하는 이력서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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