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일기) 퇴사 얘기를하다

2024년1월3일

by 봄부신 날

[공황장애 일기 - 2024년 1월3일, 4일]


어제 회사에서 아침에 퇴사 얘기를 했다.

놀랍게도 그는 오후 4시경에 어제 그 날을 마지막 출근일로 하고 나가라고 했다.


그런 사람.

어제는 오후가 되어서 조금씩 과호흡의 전조증상이 나타났다. 가슴이 파도처럼 일렁이기 시작한다. 과호흡이 커지기 시작한다. 얼른 비상약을 꺼냈다.


과호흡이 심해지고 나서는 비상약을 먹어도 큰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이제는 정신이 조금 더 또렷하고 뭔가를 할 수 있을 때 얼른 약을 먼저 먹기로 했다.


혼자 눈을 감고 호흡을 조절하며 숨을 골랐다. 복식호흡을 하며 호흡의 속도를 천천히 했다.



나는 금요일에 마지막 짐정리며 컴퓨터 정리를 하고 그동안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마지막 출근일로 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하루가 아까운 사람이었다. 그는.

어제 내가 퇴사하려는 것을 언제부터 알았냐, 이 수석이 아군이었냐는 이상한 추궁을 받으러 들어간 파트장은 그 자리에서 자기도 퇴사하겠노라고 말해버렸다.


퇴근길,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가슴에 흉통과 함께 호흡이 거칠어진다. 늘 퇴근길이 힘들다. 천천히 천천히 걸으며 호흡을 조절하며 승강장까지 갔다.


나는 다행히 지금 폐쇄공포증은 없다.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얘기하려고 한다.) 지하철은 잘 탈 수 있다.


저녁도 먹지 않고 교회 근처에 주차를 했지만 이미 시간도 늦었고, 수요예배를 드리러 걸어서 오르막길을 올라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오늘은 차 안에서 아내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냥 먼저 집에 가서 쉬고 싶었지만, 추위에 서너번씩 버스를 타고 올 걸 생각하니 안쓰러웠다.


늦은 시간,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서로 직장 애기를 하고, 저녁 약과 한약을 먹고 요즘 재미를 붙인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봄이 와요"를 봤다. 재미라기보다는 우리에 대한 이해라고 하는 것디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오늘 성경 말씀처럼 다윗의 기도를 드리는 사람이다. 아직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태연하지 못한 사람이다.


이제 다윗의 기도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워하지 않고,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 할지라도 여전히 당신으로 인해 태연할 수 있는 믿음의 연습을 한다.


아침을 먹고 약을 먹었다.

항불안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다.

조금 있으면 아내가 지어준 한약도 먹을 것이다.

지갑 안에는 비상 약도 있다.

어제도 비상 약을 한 알 먹었다.

2주치 약이 떨어져 이번 주 토요일에는 병원을 가야 한다.


오늘은 마지막 출근 전 연차다.

직원들은 모두 기업 가치와 미션 컨설팅 교육을 떠났다.

두 딸도 일하러 떠났고

옆지기도 방금 일터로 떠났다.

나는 이제 조금씩 혼자가 되어간다.


오늘 점심은 마침 재택근무를 한다며

예전 동료, 딸같은 동료가 팀장님 힘 내라며

내가 있는 곳 근처로 와서 같이 먹자고 한다.

간 김에 그곳에서 고지혈증 약을 처방받고 와야겠다.

이제 하루 루틴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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